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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의 역습
뉴스종합| 2011-09-20 11:27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확장 국면에서 기업들이 외형성장을 위해 앞다퉈 추진한 인수ㆍ합병(M&A)이 3년 만에 되레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사례가 적지 않다. 중소형 알짜 기업을 쓸어담는 ‘스몰(Small) M&A’나 해외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는 ‘글로벌 M&A’로 결이 바뀌어 과거처럼 대기업 집단을 뒤흔드는 ‘승자의 저주’ 사례는 없지만, 모회사의 실적과 주가에 흠집을 내는 사례는 꽤 발견된다. 특히 기업 신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춘 신재생에너지 분야 M&A는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전에 최근 유럽발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최근 대기업이 인수한 기업의 주가를 인수 전후로 살펴보면 인수 뒤 하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스코가 인수한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은 지난해 5월 10일 지분매입계약 직전과 9월 19일 종가를 비교해 주가는 -23.8%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0.52% 오른 것에 비하면 수익률이 34%포인트 밑돈다.

마찬가지로 해외 플랜트 M&A가 유행하던 시기에 DKT를 인수한 GS글로벌도 DKT 자본확충 계획에 따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최근 주가가 곤두박칠쳤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해외 플랜트, 조선 분야에서 저가 수주가 확산되면서, 인수 당시에는 감춰져 있던 부실이 이제서야 드러났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8월 30일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 주가는 인수 직전에 비해 2.2% 떨어졌다. 자원개발ㆍ플랜트 수주와 상사업을 결합시키는 중장기 비전에 따른 M&A인 만큼 평가를 속단하긴 다소 이르지만, 내년 세계경제 전망이 워나 나빠 긴축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코스닥 기업 포스코엠택 주가가 인수 뒤 현재까지 45.5% 올랐지만 실적 개선보단 도시광산 테마주에 묶여 오른 덕분이 크다.

SKC가 지난 2008년 1월 인수한 반도체 및 태양광 웨이퍼업체 SKC솔믹스 주가는 48.7%가 하락, 반토막 났다. 올 들어 태양광 연관 제품 가격이 줄줄이 미끄러지면서 실적악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이 지난해 8월과 10월에 걸쳐 해외에서 인수한 중국 태양광 모듈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 미국 1366테크놀로지 역시 인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해보기도 전에 태양광 업황 전망이 악화돼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같은 태양광 분야에서 S-Oil의 한국실리콘(올 5월 인수)은 규모가 작아 S-Oil 주가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신사업 계획과 전략에는 적잖은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던 석유화학기업 설핀 인수를 높아진 가격부담 탓에 철회했다고 20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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