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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랑 영화같죠?” 영화 ‘챔프’의 ‘기수ㆍ구조사 러브라인’ 실제였네!
뉴스종합| 2011-09-22 08:43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직업중에 경마장 ‘응급구조사’가 있다. 경주마의 뒤를 바짝 따르며, 말에서 떨어지는 기수들을 재빨리 구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경마의 특성상 우승을 다투는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불가피하기에 기수들의 낙마는 종종 일어나는 사고이다. 자칫 뒤따르던 말들에 의해 심각한 부상이 우려되기 때문에 경주가 시작되면 응급구조사의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챔프’에선 이처럼 응급구조사와 기수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스토리가 포함돼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러브스토리가 이 영화의 촬영배경이된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실제로 결실을 맺어 경마팬들과 관계자들의 애틋한 축복을 받고 있다.

주인공 부부는 지난 6월 결혼이란 결승점을 통과한 송경윤 기수(30세)와 진향미 응급구조사(29세). 비슷한 연배인 이들은 4년전 같은해 경마공원에 입사했다. 한명은 말을 타고 달리는 기수로, 한명은 그의 생명을 구조하는 임무를 맡았다.

“처음 근무를 하게된 날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진 구조사는 그날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응급구조사 자원이 부족해 입사와 동시에 바로 현장에 투입됐던 그녀는 생소한 임무에 약간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병원생활도 했었기에 기본적인 업무수행은 문제없었지만 달리는 경주마를 쫒아가면서 인명을 구조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다. 긴장감 속에서도 ‘환자를 구호한다는 부분은 다르지 않다’고 다짐하며 경주마의 뒤를 바짝 따르고 있었다.



긴장한 눈으로 경주마들을 주시하던 그때, 시속 60km로 달리던 말에서 한 기수가 떨어졌다. ‘실제상황’이었다. 진 구조사는 신속하게 낙마한 기수에게로 달려갔다. 다행히 의식도 있었고 발가락만 다쳤을 뿐 장기손상 등의 징후도 없었다. 응급구조 수칙에 따라 재빨리 구급차에 태우고 병원까지 후송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

운명이랄까? 그녀가 처음 구조한 사람이 바로 신랑 송경윤 기수이다. 그날 사건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됐고 주변의 권유에 교제를 시작했다. 동료들의 눈과 귀를 속이며 짧지 않은 시간, 연애의 달콤함을 즐겼다.

“이 여자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운명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구조해준 여인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다는 송 기수.

운명적으로 시작된 기수와 구조사의 사랑. 하지만 청첩장을 돌리기 직전까지는 누구도 둘의 관계를 눈치채지 못했다. 경주에 나설 때 부부가 서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경주마에 올라 있는 송 기수는 온 신경을 경주에 집중하기 때문에 아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프로정신에 투철한 이들의 연애사실을 알아채기도 사실상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결혼 후, 평상시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송 기수. 하지만 경마가 열리는 주말엔 오히려 아내가 남편의 뒤를 따르며 생명을 지킨다. 신랑이 경주마에 올라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동안 뒤따르는 구급차에 탄 아내는 신랑이 혹여 떨어지지는 않을지 오늘도 마음을 졸인다. 하지만 뒤를 지켜주는 아내가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송 기수의 질주는 경쾌하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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