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연장 3번째홀에서 갈렸지만, 분위기는 그에 앞서 두번째 홀에서 빌 하스에게 넘어갔다.
분위기를 끌어간 ‘문제의 샷’은 17번홀(파4) 서드샷. 연장 첫 홀에서 어려운 파퍼트를 집어넣어 위기를 넘긴 하스는 두번째 홀에서도 잇달아 까다로운 상황을 맞았다.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반면 헌터 메이헌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보냈다. 여기서 하스가 친 세컨샷이 그린 왼쪽 사이드에 맞고 왼쪽 해저드로 굴러 떨어졌고, 볼은 워터해저드 초입에 반쯤 잠겼다. 메이헌은 투온에 성공.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하스는 그린에 도착해 볼을 바라본 뒤 입을 꽉 다문채 손뼉을 한번 치며 ‘그래 해보자’라는 듯 투지를 보였다. 오른발이 물에 젖는 상황에서 하스는 스핀을 걸어 핀 1m 거리에 세워버렸다. 갤러리의 탄성이 쏟아지고, 중계진은 “정말 놀라운 샷”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던 메이헌은 이제 버디를 넣지 못하면 비기게 됐고,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했지만 아쉽게 살짝 홀컵 왼쪽을 돌아나갔다. 같은 파였지만 용궁에 다녀온 하스에겐 버디못지않은 파였고, 메이헌은 보기같이 개운치않은 파가 됐다.
결국 이어진 18번홀에서 하스는 까다로운 상황에서 2퍼트로 파를 잡아내 우승을 차지했다. 17번홀 워터해저드에서 날린 환상적인 샷이 결국 메이헌으로부터 승기를 삣어온 셈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