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여성가족부 14층 대회의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 정책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주관한 여성정책국 실무진들은 신임 장관과 함께하는 첫 회의인 탓에 여느 때보다 긴장 했다. 김장관은 ‘ㄷ’자 모양으로 구성된 회의실 테이블 상석에 자리했고 나머지 실무진과 보좌관들은 양 옆으로 자리를 잡았다. 회의를 시작하려던 차에 김 장관이 “너무 멀다. 가까이 앉자”며 스스로 직원들 사이로 자리를 옮겼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 내내 김 장관은 실무진과 마주보며 회의를 진행했다. 여성정책국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처음 있는 일이라 내심 놀랐다”며 “직원들을 가깝게 여기고 대하려는 의도가 좋았다”고 털어놨다.
지난 19일 취임한 김금래 여성부 장관의 이른바 ‘스킨십 행정’이 안팎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필요한 격식을 깨고, 부처 뿐만 아니라 산하기관 직원이나 민원인과도 격없이 대화를 나누며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친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지난 20일 예정돼 있던 업무보고 대신 “현장부터 가자”며 즉석 제안을 했다. 또한 그는 “실무진들과 함께 업무용 승합차(봉고)를 타고 가겠다. 업무보고는 차 안에서 들으면 된다”고 말해 보좌관들을 당황케 했다.
이날 김 장관은 영등포 성매매집결지, 홍대 앞 멀티방, 건강가정진흥원, 다누리콜센터 등 네 군데 현장을 방문했다. 여성부 한 관계자는 “장관이 현장을 방문할 때는 전용차를 타고 실무진들은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보통이었다. 이날 각 국 과장들과 대변인실 사진기사까지 함께 승합차를 타고 움직였다. 장관이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는 건 부처 역대 최초”라고 말했다.
그는 부처 내에서만이 아니라 관련 기관 활동가들이나 민원인들과도 스스럼없이 만나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3개월 째 여성가족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성희롱 피해 여성과 청사 1층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4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청계광장에서 열린 성매매법 제정 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던 김 장관에게 피해 여성측 대리인이 즉석에서 대화를 요구했고 김 장관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여성부 관계자는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소탈하며 현장 중심적인 모습들이 부처 안팎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