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신임 대법원장(63ㆍ사법연수원 2기)은 27일 “법관은 법률 전문가이기 전에 훌륭한 인품과 지혜를 갖춘 인격자이어야 한다”며“국민은 영리하기만 한 사람보다 덕망 높고 이해심 깊은 사람이 법관이 되기를 더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15대 대법원장으로서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양 대법원장은“재임기간에 법관직에 있는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결한 인격과 높은 경륜을 갖춘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인식이 국민의 뇌리에 깊이 자리잡게 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원에 개혁이 필요하다면 그 모든 개혁은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자각하는 의식의 개혁과 성찰에서 출발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점진적인 개혁을 진행할 것음을 예고했다.

사법부의 대국민 신뢰도 제고를 위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수준은 결코 만족할 만하다고 자신할 수 없고, 들인 노력에 걸맞은 평가도 거두지 못하고 있음이 현실”이라고 진단하고 “열린 마음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법원 속을 들여다보게 하고, 거꾸로 우리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 마음을 열어 보임으로써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투명하고 열린 법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27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재판제도와 절차, 심급구조, 법원조직, 인사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시사했다. 그는 “재판이 충실하고 완벽한 심리절차를 거쳐 한 번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하는데도 패소한 측은 끊임없이 상소를 거듭해 3단계의 절차를 다 거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게 오늘의 재판 현실”이라고 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다수의 그늘에 묻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도 사법부가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