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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에 소울메이트 찾은 비결은…” NYT 칼럼 화제
라이프| 2011-09-27 16:16
외모도 직업도 성격도 ‘멀쩡’하다. 아니 이만하면 “휼륭하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그런데도 결혼은커녕 제대로 된 연애를 한 게 언제인지 생각도 안난다. “싱글일 때를 즐겨라”라는 세상의 가르침을 따라 혼자 책을 읽고 공연을 보며 교양을 업그레이드 한다. 아직 싱글인 친구들과 만나면 결혼한 친구들의 정신없는 삶을 안주거리 삼아 “결혼은 족쇄”를 외치며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허전함이 밀려들며 사랑에 대한 갈망이 느껴지는 것마저 부인하긴 어렵다.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30~40대 싱글에 대한 ‘특별한’ 시선이 적어도 겉으로는 상당히 거두어진 듯하다. 그러나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이라면 문제가 또 다르다. “도대체 넌 뭐가 문제니?”라는 친구ㆍ동료의 질문을 오늘도 되뇌며 살아가는 지구촌 싱글들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가 심심한 위로와 사랑을 담아 쓴 체험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결혼 1년차 작가인 새라 엑클(44)은 6년 전 직업적으로 한창 잘나가던 시절 남모르게 가슴앓이 했던 경험을 고백했다.

당시 39세였던 새라는 겉으로 볼 땐 당당한 커리어우먼이었지만 8년 간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해 잔뜩 위축된 상태였다. 그는 “소개팅에서 상대편 남자가 ‘남자친구 제대로 사귄 게 언제였어요?’라는 질문을 할 때가 가장 두려웠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새라는 자신을 위해, 또 세상의 고통받는 싱글들을 위해 결혼한 친구들과 정신건강 전문가들을 만나 부끄럼없이 고민을 털어놨다. 그들의 조언에는 불평을 멈추고 머리손질 하기, 일기쓰기, 거품목욕 하기, 말을 부드럽고 상냥하게 하기, 긴 생머리 만들기 등이 포함돼 있었다.

물론 새라는 최선을 다해 그 조언들을 실천해 나갔다. ‘내가 너무 오만하고 부정적이었나’라는 통렬한 자기비판 속에 어려운 가정 아이들에게 스토리텔링을 알려주고 버려진 개를 입양해 키우고 물구나무 서는 법을 연습했다. 이 모두가 전문가들의 조언 대로 “남자가 있건 없던 내 인생은 즐겁다”를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새라의 수첩은 매일 일정과 해야 할 일들로 빼곡히 찼고 주말이면 늘 새롭게 소개받을 남성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자리 남자동료가 그녀의 스케줄을 보고 한 마디 던졌다. “내가 네 데이트 상대라면 ‘저 여잔 내가 없어도 되겠는 걸’ 하고 떠나갈 것 같다.” 혼란스러웠다. 그런 노력들도 별 소득없이 지나가던 어느 12월 밤, 새라는 결혼한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남자친구 없이 연휴를 보내야 하는 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동료가 “넌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인데 꼭 이 주제에서만큼은 바보처럼 굴더라!”라고 쏘아붙였다.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새라는 다시는 이 주제에 대해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짝 찾는 노력을 거의 포기하고 있던 어느 날 마크란 남성을 만났다. 여지없이 ‘언제 마지막으로 남자친구를 사귀어 봤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나이 서른아홉에 지난 8년 간 제대로 된 교제를 해본 적이 없다고 사실대로 고백하면 ‘매력없어 보일까 봐’ 새라는 대답을 미뤘다. 한 달 후 새라가 어렵게 사실을 고백했을 때 마크는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 바보들이고”라고 반응했다. 새라와 마크는 그로부터 5년 후 결혼했고 지난 6월 친구들과 함께 결혼 1주년 기념파티를 벌였다.

새라는 칼럼에서 ‘내 탓이오’를 외치며 자책하는 싱글들에 “내가 결혼할 만큼 인격이 성숙한 뒤에야, 내 문제를 다 해결한 뒤에야 사랑을 찾은 것 같은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의 대답을 보면 새라는 적어도 완벽한 사람은 아닌 듯하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난 까다롭고 신경질적이고 패션감각도 매너도 엉망이며 새치도 많다. 게다가 언제 잘릴 지 모르는 프리랜서 작가다”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완전하지 않은 그가 소울메이트를 찾은 비결은 무얼까.

새라는 “나를 이해할 수 없는 퍼즐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아줄 상대를 기다리라”는 말로 답을 준다. 당연한 듯 하지만 “너에겐 문제가 있다”는 연애지침서와는 분명 다른 새라의 조언은 온라인에서도 크게 공감을 얻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sermonizer**’를 쓰는 한 미국인은 “경험자로서 크게 공감한다”면서 “나는 늘 목소리가 너무 크고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 시사를 화제로 꺼내는 것이 문제라는 소리를 들어왔지만 아내는 그런 내 모습에 반했다고 말했다”고 의견을 남겼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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