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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시장 둘러싼 오해와 진실
뉴스종합| 2011-09-28 10:48
파생상품 본질은

가격변동 위험헤지

양·질 균형 성장 통해

금융산업 도약 꾀해야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공범, 중소기업의 대규모 키코(KIKO) 손실, 지난해 말 도이치증권에 의한 옵션 쇼크 사태, 최근 주식워런트증권(ELW) 관련 증권사 사장단 기소 등 이따금씩 등장하는 파생상품 관련 뉴스는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파생상품시장의 본질은 무엇인가.

흔히 선물, 옵션 혹은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한 투자상품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파생상품의 본질은 적은 자본과 낮은 거래비용으로 거래 대상상품의 가격변동 위험을 이전하는 수단이다. 파생상품을 통해 저금리 시대에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이 시중에 나올 수 있고, 수출업자는 환율변동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영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자산운용자는 적은 비용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변경하고, 자산 위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다.

파생상품시장은 보통 장내파생상품시장인 거래소 시장과 장외파생상품시장으로 구분된다. 장외파생상품은 2008년 금융위기와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었는데, 거래의 불투명성, 복잡한 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등 건전한 시장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는 달라지지 않았다. G20(주요 20개국)의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합의 요체도 거래투명성과 결제이행 확보를 위해 장외파생상품의 장내화 또는 청산결제를 중앙집중화(CCP)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내파생시장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 금리, 통화, 주식선물 등 규모면에서 세계적인 파생상품시장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주가지수 관련으로 거래편중, 소액개인투자자의 보호 문제 등 선진 시장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들도 있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수 관련 상품 중심에서 통화, 채권, 개별주식, 일반상품 간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 개인과 기관, 외국인투자자 간의 역할 균형도 맞춰야 한다. 이를 통해 주가, 금리, 환율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을 축소하고, 과도한 투기거래를 억제하며, 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석유전자상거래 및 금현물시장 개설,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중앙청산서비스 제공 등이 정부의 정책 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이다.

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파생상품시장의 역할 강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질적인 고도화를 위해 파생상품 연구개발(R&D)센터도 조만간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시카고거래소(CME)와 유렉스(Eurex) 등 해외 유수 거래소와의 전략적 연계거래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선진 파생상품시장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등고자비(登高自卑)’. 모든 일은 순리에 맞게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말이다. 해외 선진 파생상품시장도 분명 오랜 역사만큼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제도 하나 하나 개선한 결과 오늘의 자리에 왔을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상품과 제도는 없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제거해 가는 노력이 투자자, 증권업계, 정부당국 등 시장참가자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다. 파생상품시장이 특정 경제주체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파생상품시장의 위기를 교훈 삼아 파생상품 시장이 한국 금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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