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물에는 ’갤러리 화이트블럭’(White Block)이 들어섰다. 모두 7개의 전시공간을 갖춰 전시 뿐 아니라 공연도 펼치고, 자연도 즐길 수 있는 대형 화랑이다.
화이트블럭을 만든 이는 레인지후드 생산업체 ’하츠’를 이끌던 이수문 대표.잘 나가던 중소기업 CEO였던 그는 그간의 기업경영 노하우를 살려 문화사업으로 인생 2막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첫 전시로는 ‘독일 작가 3인전’을 마련했다.독일 현대미술 유망 작가 에버하르트 하베코스트,타티아나 돌, 작고작가 안톤 스탄코프스키의 작품 132점이 오는 10월5일부터 전시된다.
이 대표가 미술사업에 도전한 것은 그의 ‘끼’와 맞물려 있다.경기고와 서울대 공대(건축과)를 나온 그는 학창시절 밴드부와 연극반에서 활동했고, 지금도 클라리넷을 분다. 단역배우로 무대에도 선다. 연출가 윤호진 씨와 함께 1993년에는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를 위해 에이콤이란 회사도 설립했다.
대학 졸업 후 가구업체 보루네오와 한샘, 현대종합목재에서 16년간 근무하다가 빌트인 주방제품 전문업체 ’하츠’를 창업해 20년간 잘 키워왔다. 그러나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지난 2008년 하츠 경영권을 벽산그룹에 넘기고, 미술사업을 준비해왔다. 부인(차명희 씨)이 서울대 미대를 나와 작가로 활동 중인 것도 계기가 됐다.그는 “경영과 미술이 ‘도전과 열정’이란 코드에선 서로 통한다”고 말했다.
이미 다수의 갤러리와 문화공간이 들어선 헤이리이지만 화이트블럭은 단연 도드라진다. 연면적 1600㎡, 전시면적 1500㎡의 3층짜리 대형 건물인데다, 외벽이 통유리여서 안이 훤히 드려다보이기 때문. 디자인은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건축가 박진희(SsD 대표, 일리노이주립 공대 학장)-홍존(하버드대학원 교수) 씨가 맡았다. SsD는 ‘더 뉴요커’ 등 미국 내 여러 매체에 소개된 실력파 건축그룹으로, 미국건축가협회 젊은 건축가 상(2006, 2009) 등 다수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박진희-홍존 두 건축가는 화이트블럭을 전시 뿐 아니라 공연, 음악, 자연이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만들었다. 7개의 크고 작은 전시공간은 미래 새로운 형식의 미술작품과 미디어의 수용을 가능토록 설계됐다. 갤러리 앞 연못 풍경 또한 갤러리의 일부가 돼 절제된 미술 감상을 부드럽게 만든다. .
화이트블럭은 실내와 외부의 자연이 소통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방과 방, 복도와 계단을 따라 걸어가는 동선 속에서 미술작품 감상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수문 대표는 "갤러리 화이트블럭은 앞으로 연 4-5회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과 아시아, 서구 현대미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며 "미래 한국미술의 주역이 될 신인과 세계적 큐레이터간 관계망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또 얼터너티브 아트를 적극 소개하고, 미술애호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꾸준히 제공해 미술 대중화에도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개관전은 12월4일까지 열린다. 031)992-440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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