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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안철수, 그림자 될까-전면에 나설까 -양측의 한계와 고민
뉴스종합| 2011-10-06 10:15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6일 정국의 핫이슈로 등장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모습은 모이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이날 대규모 선대위를 발족하며 나경원 후보 띄우기에 나섰는데도 박 전 대표는 불참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참석해 나 후보지원을 약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같은시각 박원순 후보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찾아 손을 내미는데도 안 원장은 현재까지 한표 이상은 아니었다.

양측은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나 후보를 돕겠다고 했다. 이마저도 박 전 대표 주변에서 나온 말일 뿐이다. 정가에선 박 전 대표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 전면에 나섰다가 역풍이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컨설턴트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만약에 패배할 경우에 총선, 대선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안먹힌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박 전 대표를 주저하게 만든다. 나 후보는 박 후보에게 10%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도 판세가 뒤집히지 않는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국민일보ㆍGH코리아 설문결과, 박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안 원장이 박 후보를 각각 적극 지원할 경우 지지율 격차(나 후보 36.0%, 박 후보 47.6%)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더군다나 보궐선거는 집권여당에게 늘 불리하다. 야당의 숨은 표를 감안할 때 여당 후보가 10~15%포인트 앞서 나가더라도 실제 뒤집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복지문제를 놓고도 당론이 결정됐다고 하지만, 박 전 대표와 나 후보 간 미묘한 차이점이 여전하다. 친박계는 나 후보에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조건부 지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박 전 대표는 그런 조건을 내세운 적 없다”면서도 “무상급식 문제로 촉발된 보선인만큼 무상급식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당내외의 압박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의 지원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 최고위원은 “조만간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지원여부에 대해) 직접 말씀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원의 강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친박계는 이번 선거가 자칫 ‘박근혜의 선거’로 비쳐질까 잔뜩 경계하고 있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명분 떨어지는 당의 방침이 정해져 있다면 나서기가 곤란하지 않은가”라고 말해, 그림자 지원에 무게를 실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상 대결에서 박근혜 대항마로 자리매김한 안 원장의 고민도 박 전 대표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안 원장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가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단일화를 지원한 박 후보는 민주당 간판만 달지 않았을 뿐, 범야권 연합후보다. 안 원장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선거전이 전개됐다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기성정당에 대한 혐오증이 ‘안풍’을 낳았다”며 “그러나 박 후보 행보는 민주당 틀 속에서 같이 해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간적인 친분을 떠나 안 원장과 박 후보간 대비되는 정치성향도 안 원장의 전면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다소 급진적인 진보성향인 반면, 안 원장은 중도성향, 합리적 보수에 가깝다는게 중론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각론에서는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정치 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안 원장이 리스크 많은 행보를 할지에 대해서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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