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서울의 지역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건강보험료가 평균 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대문구는 평균 27.6%가 올랐다. 전셋값 상승으로 지역 가입자의 자산이 늘면서 건보료도 그만큼 오른 것이다. 직장 가입자는 근로소득으로 건보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전세값 변동이 건보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추미애 의원(민주당)은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토대로 서울지역에서 전월세를 사는 지역가입자의 전월세 가격 변동과 이에 따른 건강보험료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보험료가 평균 17%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건보공단은 매년 2차례 지역가입자의 전월세금을 조사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2년 단위로 보험료 부과 기준을 직권으로 변경한다.

지난 3월 조사 결과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용산구의 평균 전월세 가격은2년 전보다 149.1% 올라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동대문구(127.2%), 강남구(112.1%), 관악구(107.4%), 관악구(102.5%) 등도 100% 이상 올랐고, 서대문구(99.5%), 서초구(93.3%), 강서구(91.2%), 동작구(90.2%) 등은 배 가까이 상승했다.

폭등한 전세값은 4월부터 건강보험료에 반영되면서 보험료도 큰 폭으로 올랐다. 분석 대상(2년 전과 동일한 주소지에 살면서 전월세금 증가만으로 보험료가 인상된 경우) 1만1516가구의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16.98%였다.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가 27.6%로 인상률이 가장 높았고, 도봉구가 27.3%로그 뒤를 이었다. 영등포구(22.3%), 관악구(21.3%), 종로구 20.7%), 강남구(20.4%) 등도 인상률이 20% 이상이었다.

전월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용산구(149.1% 상승)의 전월세 지역가입자 평균 보험료는 7만3375원에서 8만6884원으로 1만3509원이 올랐고, 도봉구는 3만7101원에서 4만7234원으로 1만133원이 인상됐다.

추 의원은 “전월세금이 있다는 이유로 보험료가 부과되는 서민이 150만가구에 이른다”며 “전세대란 속에 세입자들의 고통을 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