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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으로 기업 1/2 피해, 수출기업들도 울상
뉴스종합| 2011-10-10 13:03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기업 2곳 중 1곳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율상승이 통상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과 달리 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출기업 1/3 이상 또한 환율급등에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일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전국기업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 피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48.5%는 “환율상승으로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수출ㆍ내수기업별 피해상황으로는 ‘피해가 있다’는 응답비율이 내수기업의 경우 59.2%, 수출기업은 37.2%로 나타나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에서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환율상승이 수출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함에도 적지 않은 수출기업(37.2%)이 피해를 입은 것은이례적이다는 분석이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원자재 및 중간재의 수입가격 역시 덩달아 올라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환율상승으로 인한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수출기업이 ‘수입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68.2%)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원화 환산 수입액 증가로 인한 환차손 발생’이라고 답한 기업이 57.4%로 많았다.

기업들의 사정이 이렇다해도 원자재와 중간재 등 수입단가 상승분을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단가 상승분의 상품가격 반영여부’를 물은 결과, ‘아예 반영할 수 없다’는 응답이 44.4%나 됐고, ‘10% 미만 반영’이라는 응답이 42.8%로 뒤를 이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반영비율이 ‘3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5.1%에 달한 반면, 중소기업은 4.4%에 그쳐 환율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중소기업에서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불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연말까지’란 응답이 56.9%, ‘내년 상반기까지’란 응답이 31.6%에 달했다.

환율 상승에 대한 기업의 대응책은 ‘원가절감․생산성 향상’(40.3%), ‘환헤지 등 재무적 대응’(27.2%), ‘수입선 다변화’(17.0%), ‘결제통화 다양화‘(10.9%) 순으로 나타났다.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외환보유고 확대’(42.3%)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투기성 자금 유출입 규제 강화’(31.9%), ‘주요국과의 통화 스왑 체결’(26.1%), ‘외환시장 달러 공급 확대’(25.1%) 순이었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단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많은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의 안정을 통한 환율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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