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버려지던 스팀ㆍ온수가 다른 기업에는 ‘좋은 에너지원’
뉴스종합| 2011-10-10 18:05
▶산업단지 녹색성장, 꿈 아닌 현실로 <상>폐열 재활용, 에너지사용 줄여라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에 대비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녹색성장은 우리네 일터인 산업단지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과 부산물 등 오염원을 자원 또는 에너지원으로 재이용(Reuse) 하는 순환시스템 구축사업이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됐다. 2005년∼2010년 시범사업에서 593개 기업이 참여해 연간 1500억원 가량의 경제효과와 이산화탄소 발생량 71만t 감축이라는 환경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간 5개 시범단지에 투입된 예산을 293억원에 불과했다. 재이용 순환시스템을 구축해 폐기물을 없애고 화석에너지와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게 ‘생태산업단지(EIPㆍEcological Industrial Park)’다. 국부를 생산하는 기지, 삶을 지탱하는 공간으로서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 생태시스템을 갖춰가는 산업단지를 살펴봤다.


경기 안산과 시흥시에 걸쳐 있는 반월ㆍ시화산업단지는 수도권의 각종 폐기물 처리업체, 오염물질 배출업체 등이 집적된 곳이다. 이중 염색업체에서 나오는 뜨거운 염색폐수(35∼42도)를 회수해 온도를 80도 높인 다음 열병합발전소로 보내 이를 스팀생산의 열원으로 이용하게 된다. 생산된 스팀은 다시 염색업체를 비롯해 단지내 여러 업체들에 공급되는 사업이며, 이달 중 공사가 완공된다. 사업비 77억원을 들인 이 사업으로 벙커C유 연간 3759t과 이산화탄소 1만5377t이 저감될 것이란 게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EIP사업단의 전망이다.

울산산단에서는 성암소각장-효성 제2공장간 스팀네트워크,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현대하이스코간 스팀네트워크 등 10개 폐열회수 사업이 2008년부터 성공적으로 추진되는 중이다.

굴뚝을 통해 공기 중으로 내뿜어지던 염색업체들의 유증기(Oil Mist)도 집진장치를 활용해 오일을 회수, 연료유로 재활용하면서 대기질은 크게 개선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염색 등 섬유후가공 업체는 반월산단 80여개 시화산단에 4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시험가동 결과 오일수거, 대기질 개선, 재생유 판매 등으로 염색업종 전체가 참여할 경우 연간 2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울산미포산단에서는 버려지는 스팀을 여러 기업이 새 에너지원으로 활용케 하는 ‘스팀대동맥’이 구축된다. 연간 50만t에 달하는SK케미칼의 잉여스팀을 배관망으로 통해 인근 SK에너지, 태광석유, 효성 등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53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오는 12월 착공돼 내년 5월에 준공을 마치면 벙커C유 연간 4900만t 절감 및 이산화탄소 10만2000t 감축, 재활용에 따른 기업수익 등으로 연간 184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반월ㆍ시화의 산재된 도금업체를 한 곳에 모아 공동 하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오염방지시설과 저렴한 소각장 폐열 및 하수재처리수를 이용하게 하는 ‘이전집단화사업’(에코그린센터)도 추진 중이다. 소각폐열은 비싼 전기에너지 대신 도금조(槽)를 데우는데 이용되며, 도금공정에서 스팀을 사용한 뒤 발생하는 응축수는 공정용수로 다시 쓰여진다. 이 사업에는 스카이전자, 국보금속, 연일하이피 등 7개 업체가 참여해 지난해 부지를 확보하고 시설 공사 중이어서 내년 상반기 내 완공된다.

산단공 신경호 경기EIP사업단장은 “그동안 도금산업은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알려져 왔다. 에코그린센터가 완공되면 연간 1900만kWh의 전기사용량을 줄이고, 5299t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며 “이번 시범모델을 바탕으로 향후 반월ㆍ시화단지 내 구조고도화사업과 연계해 생태단지사업을 기타업종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산단 성암소각장-효성 제2공장간 스팀네트워크. 소각장의 폐열을 이용하므로 에너지 절감과 폐자원 재활용 수익 등으로 연평균 71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생태단지사업은 지난해 5월 ‘자원순환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1단계 사업을 전국 5개 산업단지(포항, 여수, 울산, 반월ㆍ시화, 청주)에서 마무리하고, 이를 광역화 해 전국 산업단지로 확산하는 2단계 사업을 시작했다. 2단계 사업은 사업 대상을 8개 권역 38개 단지로 확대하고 올해부터는 ‘부산물 교환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후 2012년 청정생산체제 구축, 2013년 전국 산업단지의 녹색인프라 구축, 마지막 사업연도인 2014년 광역형 생태산업단지 모델 완성 및 정착에 이어 3단계 국제화사업이 2015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산단공 녹색사업팀 김흥수 팀장은 “EIP사업은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해 쓰레기통에서 진주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사업범위가 넓고 예산의 제약이 따르지만 관련 기업과 지자체 및 정부가 머리를 맞대면 생각보다 성과가 큰 사업”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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