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세 번째 검찰 조사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오후 검찰에 나온 이 회장은 10시간이 넘는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검사장급에게 1억원을 줬다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진술했다. (관련)자료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관련 얘기부터 지금까지 나온 것을 다 진술했고 조사를 성실히 잘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09년 창원지검이 SLS그룹 횡령·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하자 신 전 차관으로부터 검찰과 친분이 있는 사업가 김모 씨를 소개 받아 구명로비를 위해 현직 검사장 2명에게 수표로 1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한편 검찰이 자신을 구속하거나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할 경우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지난 7일 이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비망록에도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망록에는 ‘김씨가 10년 가까이 검사장급 3명에게 돈을 건넸으며, 자신의 구명로비로 그 가운데 한 명을 신 전 차관과 김씨가 서울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 전 차관은 김씨를 이 회장에게 소개해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로비 청탁 부분은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이 회장이 건넨 자료를 토대로 계좌추적 등을 통해 돈의 흐름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 회장이 SLS그룹 급여통장에서 1억원을 수표로 빼내 건넸다고 밝힌 만큼 이 수표가 특정된다면 구명 로비 여부의 단초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