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급의 박원순 캠프와 비교할때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캠프는 한나라당의 축소판이다. 캠프 자체 외형은 경쟁 후보보다 작지만, 결속과 스피드의 장점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소위 이름값 하는 거물급 외부 인사의 참여는 없지만, 친이계ㆍ친박계의 젊은 현역 의원들이 고루고루 이름을 올렸다. 또 나 후보를 당 내 후보 결정 과정에서부터 도운 측근들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핵심 맴버들까지 한 사무실에 모여 직,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나 후보 캠프는 출범부터 계파화합에 상당히 신경쓴 모습이다. 4명의 선대위원장은 친이계인 원희룡, 박진 의원과 친박계로 분류되는 권영세ㆍ이종구 의원이, 또 실무를 총 지휘하는 총괄본부장도 친이계 진영 의원과 친박계 이성헌 의원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의원들이 중심이 된 본부장이나 고문단 등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내 존재하는 모든 계파가 모인 이들 캠프 인사들은 여의도와 소통 창구 역활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박 전 대표의 지원 활동과 관련한 세부 일정 조율도 캠프 내 친박계 인사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또 ‘토의종군’을 선언하며 지역구에서 조용한 의정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과도 캠프에서 유세 일정을 담당하고 있는 권택기 의원 등을 통해 간접적인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보의 입인 대변인에 나 후보와 인연이 있는 젊은 의원들이 배치된 것도 눈에 띈다. 캠프 대변인 안형환, 이두아, 진성호 의원은 당 내 ‘나경원 비토론’과 ‘외부인사 영입론’이 난무하는 속에서도 나 후보를 꾸준히 지지해왔던 인물들이다.

캠프 외곽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인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소위 ‘오세훈 사단’으로 불리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 이종현 서울시 전 공보특보 등이다. 이들은 세간의 불편한 시각을 고려, 상당수가 공식 직함 없이 일하며 서울시정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 두 번의 TV 토론을 통해 구체성과 실천 가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나 후보의 공약도 이들 오세훈 사단의 주요 작품 중 하나다.

작지만 모든 조직을 포괄한 캠프의 모습은 하루 한두차례 열리는 회의에서도 엿볼 수 있다. 프레스센터 내 좁은 사무실 한 구석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는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박진 의원과 강승규, 안형환, 이두아, 정태근 의원, 권택기 의원 등이 주로 참석한다.

한편 당초 대거 동참이 예상됐던 보수계열 시민사회 인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나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식의 소극적인 참여로 지원 방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