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으로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소동이 촉발된 것을 두고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삼걸 제2차관은 전날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에 새마을금고와 관련해 불확실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행안부는 김석동 위원장이 관할 밖인 새마을금고에 대해 언급하는 바람에 예금이 3조원 넘게 빠지는 등 큰 혼란이 생겼으며 사태 수습 와중에도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언론에 부정적인 얘기를 흘려 더 힘들게 만들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행안부는 경제부처가 아니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가져가려는 쪽에서 불을 지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금융위 관할인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거의 같은 규제를 받고 있는데 신협에 비해 새마을금고의 재정 건전성이 훨씬 우수하다”며 “과하게 개입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성장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는 작년 말 기준 연체율이 2.99%인데 신협은 6.48%에 달하고 새마을금고가 1997년 이래 구조조정을 해가며 자산을 29조원에서 91조원으로 키우는동안 신협은 19조원에서 47조8000억원으로 늘리는데 그쳤고 공적자금도 4조9000억원이나 받았다는 것이 행안부의 지적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일단 새마을금고와 관련해 ‘입단속’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김위원장의 발언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제1금융권에 비해 담보의 질이 좋지않거나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보니 우려된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자영업자 대출을 제외한 순수 가계대출이 2008년 말 18조7313억원에서 2010년 말 28조5668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2조3310억원(8.2%) 증가해 30조8978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새마을금고는 지역 밀착형이어서 집 안 숟가락 숫자까지 파악하고 대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이 크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예금 인출액이 5일 200억원에서 6일 1조5500억원, 7일 9800억원, 10일 4500억원 등으로 감소하다가 12일에는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안정되고 있고 재예치는 조금씩 확대돼 누적으로 640억원이 넘었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금감원과 합동감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추가 감사대상 50~60곳도 선정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도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치적 중립을 위해 임원이 공직 선거에 출마하기 전 사퇴하도록 하는 내용의 김소남 의원 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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