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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도가니에서 기쁨의 도가니로’…마로니에공원 시민문화제
뉴스종합| 2011-10-13 10:06
12일 밤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이곳에서는 ‘분노의 도가니에서 기쁨의 도가니로’라는 주제로 시민 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는 촛불색의 조명아래 조용히 진행됐다. 수화통역사와 무대 좌측에 화면은 연사들의 말을 손짓과 활자로 옮겼다. ‘바위처럼’이라는 노래로 시작으로 문화제는 문을 열었다. 노래는 수화로 활자로 통역 됐다. 농아인들은 팻말을 흔들며 몸짓으로 화답했다. 팻말에는 ‘우석법인 인가취소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장애인권리옹호제도 신설’이 적혀있었다.

문화제의 첫번째 순서는 공지영 작가와 ‘도가니’ 영화속에서 공유의 역할을 맡아 연기한 실존인물, 김용목 광주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대표(목사)가 침묵속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공지영작가는 도가니를 쓰면서 청각장애인에게 감정이입을 했다“면서 ”누군가 뒤로 다가와 죽이려해도 돌아볼수 없다는것, 소리지를 수 없다는 사실등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이런일이 더이상 생기지 않으려면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오스트리아에서의 경험을 소개하며 ”오스트리아는 장애인과 유모차가 지나가면 길이 홍해처럼 갈라지는 나라다. 그렇게 갈라지지 않으면 비난을 받게 되는 구조다“고 말했다. 


사회자 최강기씨가 바톤을 김목사에게 넘기며 공유와 닮은 것 같다고 하자 공작가는 ”그림자가 닮았다“며 받아쳤다.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농아인들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김 목사는 ”이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은 가해자 몇사람 징역 살게 하는걸로 해결될 수 없다. 폐쇄된 공간에서 다수인이 살아가는 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전국 어디에도 일어날수 있다. 사회복지 시설, 운영법인의 구조적 변화없인 바뀌지 않는다“라고 했다.

공지영작가와 김목사의 토크가 끝나자 가수들의 연주가 노래가 이어졌다. 조용한 기타 선율이 마로니에공원의 밤을 매웠다. 따라부르는 이는 없었지만 그들의 눈은 기타를 치는 가수들에 향해 있었다. 이 날에는 강허달림, 백자 등의 가수들이 함께 했다. 이어 사회복지시설의 인권침해를 증언하는 영상이 소개됐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피해자들의 절규에 농아인들은 눈을 떼지 않았다.다큐멘터리가 끝나자 권오일 에바다학교 교장, 여균동 감독 등이 참여한 삼색 토크도 열렸다. 권오일 교장은 공익이사제 도입해라고 소리 높였다. 권 교장은 ‘공익이사가 한명이라도 들어올경우에 학교 운영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 조용기 목사의 발언을 언급했고 여 감독은 ”우리모두는 각각의 영역에서 소수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인화학교 사건 대책위는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공익이사제 도입과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 실현 등의 담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청원을 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

<박병국기자 @goooogy>
/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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