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시한폭탄 뇌동맥류 환자는 혼란스럽다
뉴스종합| 2011-10-13 10:50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환자를 고민에 빠트리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년 평균 1.0%의 동맥류 파열이 관찰됐고 있지만,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평균 2.9%의 영구적 합병증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은 체계적 문헌고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청구자료에 대한 성과연구를 통해 비파열 뇌동맥류의 국내 현황 및 예방적 치료에 따른 성과를 분석한 ‘비파열 뇌동맥류의 예방적 치료에 대한 성과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의 혈관벽이 약해져 혈액이 모이면서 약한 혈관 부분이 꽈리모양으로 커지는 질환으로, 꽈리모양으로 늘어난 혈관이 터지면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해 절반 정도는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뇌동맥류는 과거에는 평소 모르고 지내다가 뇌출혈이 발생한 뒤에야 진단되던 질환이었으나, 최근 건강검진에서 뇌에 대한 MRI 촬영이 널리 시행되면서, 파열되기 전 상태의 뇌동맥류 (비파열 뇌동맥류)가 진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치료에 따르는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비파열 뇌동맥류에 대하여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관찰하다가 문제가 발생할 때 치료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하여 명확한 결론이 내려져 있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비파열 뇌동맥류의 치료 방법은 개두(開頭)술인 결찰술과 혈관내시술인 색전술이 있다. 심평원 청구자료를 살펴본 결과,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지주막하출혈을 동반하지 않은 비파열 뇌동맥류에 대한 청구환자수는 8586명에서 3만979명으로 3.6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치료를 받은 환자수도 결찰술 3.0배, 색전술 3.4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2006년 한 해 동안 새로 진단된, 지주막하출혈을 동반하지 않은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 중 80.5%(5963명)가 치료를 받지 않았다.

2006년 이후에는 결찰술보다 색전술이 더 많이 시행됐다. 치료방법에 따라 결찰술과 색전술의 사망률의 차이는 없지만, 결찰술을 받은 환자에서 입원기간이 길고, 색전술을 받은 환자의 입원비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치료건수가 많은 병원일수록 치료 후 지주막하출혈 및 사망자 발생이 적은 경향을 보였다.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매년 평균 1.0%의 동맥류 파열이 관찰됐고,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치료와 관련해 평균 5.0%의 일시적 합병증과 평균 2.9%의 영구적 합병증이 발생했다.

따라서 실제 진료에서는 치료 없이 관찰하였을 때 예상되는 파열 위험성과 치료시 예상되는 합병증 위험성을 비파열 뇌동맥류의 위치, 크기, 모양 및 환자의 특성에 따라 신중히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의료기술분석실 이현주 실장은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정된 자료 내에서 환자들의 치료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근거평가 연구결과를 제공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비파열 뇌동맥류의 임상적 특성을 반영할 수 없었던 제한점이 있어, 앞으로 국내 임상자료의 축적 및 추가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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