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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허전 애플 ‘암초’… 삼성 반격 계기
뉴스종합| 2011-10-14 10:53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글로벌 특허 소송전이 ‘암초’를 만났다. 삼성전자는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산호세 법원으로 부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면서다. 판결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산호세 법원이 이날 밝힌 입장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던 기술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얼마 전 네덜란드 법원에서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여러건의 특허들 가운데 단 한건만 특허 침해를 인정했던 사안과 궤를 같이 한다. 즉, 기술 특허 부분에 있어선 삼성전자의 승소율이 비교적 높다는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애플의 디자인권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는 주장과 관련한 것으로, 이날 법원은 애플에 추가적인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확인된 새너제이 법원의 입장으로 볼 때 ‘해볼만 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 특허는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고, 디자인 침해 사건에 대해서도 이전에 비해 비교적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법원 분위기에 비해 비교적 차분히 대응하고 있다.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는데 삼성전자가 ‘반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경우 법원을 자극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특허 침해 소송을 피해갈 수 있는 대체 기술 확보와, 후속제품의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등을 내부 대응책으로 세워두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산호세 법원에서 벌이고 있는 소송은 애플과의 소송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소송이다. 미국 시장은 단일국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미국에는 13세 이상의 휴대폰 및 스마트폰 사용자가 2억3400만명이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브랜드별로 따져 미국 휴대폰 시장의 25%를 차지한 1위 업체다.

또 산호세 법원의 판결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전 지역에서 자사의 최신 IT 기기들을 팔 수 없게 된다. 미국은 여러 주들이 모인 연방 국가지만 특허권과 관련한 법원 판단은 한 법원의 판단이 미국 전역에서 그 효력을 미친다.

이처럼 큰 시장이 미국이다 보니 올해 삼성전자의 각종 제품의 판매 목표도 법원 판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폰 3억대, 스마트폰 6000만대, 태블릿PC 750만대를 판매 목표치로 정한 바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3분기에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오는 19일 홍콩에서 열리는 ‘갤럭시 넥서스’ 발표회도 주요 애플과 벌이고 있는 소송전의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각으로 지난 13일 미국에서 열기로 했던 ‘갤럭시 넥서스’ 발표회를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기 위한 배려였다.

따라서 ‘갤럭시 넥서스’ 행사 일정은 비교적 이르게 다시 잡은 것은 ‘조의 모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소송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최신버전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버전 4.0)가 적용된 세계 첫 스마트폰이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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