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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10번 알려야 하는데…ㆍ’
뉴스종합| 2011-10-17 11:39
하루 5시간 수면…아침은 삼각김밥으로

마라톤 코스 달리며 땀방울 스킨십

오후 거리 지지호소땐 ‘지친 목’ 음이탈

“TV토론 보다는 스트레스 덜해”


박원순 후보는 전날 5시간 정도 잤다고 했다. 평균 4시간에 비하면 사치스런 수면이다. 첫 공식일정은 오전 7시30분 영등포역.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과 두유가 아침밥이다. 차림은 노타이에 하늘색 와이셔츠와 남색 정장을 입고 검은 구두를 신었다. 가슴엔 메모광으로 유명한 그답게 빨간펜이 꽂혔다.

아침부터 ‘대박’이다. 15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성당 순례단과의 만남이다. 박 후보는 기차를 기다리는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신도에게는 자신에게 밀주를 담가줬던 한 수녀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을 보자 “저는 어릴 때 가족들과 여행을 많이 못했다”고 말했다.

▶“제가 부족하게 생겨서 인기”

여성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곳은 한강시민공원의 마라톤 대회장. 800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가 마라톤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시선을 집중했다. 수많은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려 잠시 아수라장이 될 뻔하기도 했다.

대회 선수로 등록한 그가 뻣뻣한 자세로 스트레칭을 시작하자 참가들의 폭소가 터졌다. 드디어 출발신호가 울렸다. 하지만 박 후보가 100m 정도를 달리자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취재진들이 먼저 지쳤다. 거기에 소나기까지 내려 그의 레이스는 거기에서 멈추게 됐지만 유세는 끝나지 않았다. 박 후보는 땀흘려 달리는 다른 참가자들을 하나하나 격려했다. 유독 여성과 아이들이 그를 반겼다. 특별한 인기 비결이 있냐고 묻자 박 후보는 “제가 부족하게 생겨서 채워주시려고 그러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무한도전식’ 독특한 인사로 눈길

박 후보의 ‘무한도전식’ 독특한 인사법이 주변의 눈길을 끌었다. 10ㆍ26선거에서 그의 기호는 10번. 그는 열손가락으로 자신의 기호를 나타내며 “투표에 꼭 참여해 세상을 바꾸자”며 시민들에게 외쳤다.

특히 무한도전식으로 양손을 위아래로 포개며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박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할 때도 자세가 독특했다. 처음엔 상대방의 양손을 꼭 붙잡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고개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이며 상대방의 눈을 마주본다. 자신이 말할 때는 한 손을 잡은 상태로 다른 손으로는 제스처를 취했다.

박 후보는 오후 1시 불교행사에 참석하기 전 점심으로 장충체육관 앞의 한 식당에서 들깨찌개를 먹었다. 행사에서 마주친 나경원 후보와는 내내 옆자리에서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 등 어색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오후 5시쯤 목이 쉬어…목관리는 목캔디로

오후에는 더 숨가쁜 일정이 이어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눔행사에 이어 구로구 민주당협 사무실에 찾아가 당원과 지지자들과 함께 필승결의대회를 가졌다. 박 후보는 “제 별명이 ‘온순 원순’입니다. 그런데 온순 원순이 화가 났다”면서 최근 한나라당의 대규모 공세로 불편했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과 함께 근처 구로시장을 찾았을 때쯤 그의 목은 쉬어 있었다.

시장 앞 거리 유세에서 그는 열정적으로 자신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중간중간 ‘음이탈’이 발생할 뻔했다. 그는 차에서 목캔디를 먹거나 아니면 도라지 진액을 마시면서 목관리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오후 내내 “열손가락을 쫙 펴서 반짝반짝”이라고 표현하며 박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오후 8시께 모든 공식 일정을 끝낸 박 후보는 지인들과 나물과 채소로 저녁을 해결하고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도 요즘엔 TV토론을 안 해서 스트레스가 덜하다. TV토론을 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박 후보는 토로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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