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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이냐 대타협이냐…‘크로스 라이선스’ 전격합의 가능성도
뉴스종합| 2011-10-18 11:25
“최악상황 피하자” 공감

소송 불구 부품협력 유지

경쟁·협력 ‘투트랙 행보’


삼성 기능특허 여전히 강공

30여개 소송도 넘어야할 산



30여건의 소송을 벌이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던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팀 쿡 애플 새 최고경영자(CEO)의 전격 회동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두 사람의 구체적인 회동 결과에 대해서는 확인이 안되고 있지만, 상처뿐인 영광인 만큼 ‘파국은 막아 보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양사가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완제품의 특허 소송은 지속하되, 부품에 대해선 기존의 협력관계를 지속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추도식이 명분? 이재용-팀쿡 단독 회동=이 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모처에서 팀 쿡 CEO를 만나 최근 불거진 특허 공방과 양사 간 협력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에도 이 사장은 오후 6시30분부터 스탠퍼드대 교회인 ‘메모리얼 처치(Memorial Church)’에서 열린 고(故)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30분가량 먼저 도착해 미리 와 있던 팀 쿡 CEO와 만났으며, 추도식 이후에 열린 리셉션에서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갔다.

이 사장과 스티브 잡스 간 친분이 깊고, 추도식 역시 팀 쿡 CEO가 먼저 이 사장을 초청한 만큼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여기에는 특허 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양측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당장 삼성전자로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있어 애플이라는 최대 고객을 잃을 수 있으며, 연이은 패소가 보여주듯 소송 결과에 따른 향후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하다. 애플 역시 삼성전자로부터 부품을 공급 받지 못할 경우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온 기존 전략이 틀어질 수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그리고 제조사 간 반(反)애플 동맹이 거세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완제품은 경쟁, 부품은 협력…양사 투트랙으로=그러나 양사가 이미 3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화해 제스처를 보여주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로에겐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추도식에 전용기를 타고 날아간 날, 삼성전자가 일본과 호주 법원에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히려 삼성은 기존 3G 통신 특허 외에 사용자환경(UI) 등의 기능 특허까지 포함시키는 강공 작전을 펼쳤다.

오는 20일(현지시간) 삼성이 프랑스에서 제기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1차 심리 결과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빨리 판결해 달라는 신청서를 각국 법원에 제출하고, 추가적으로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에도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기(氣) 싸움이 끝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더 이상의 확전을 자제하고 판결 결과에 따라 서로에게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택할 공산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소송 상대방이 보유한 특허에 대한 상호사용 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체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휴대폰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전격적으로 합의하고 안드로이드폰, 윈도폰을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 전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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