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운수
“마음 열면 문화차이 되레 즐거워”
뉴스종합| 2011-10-20 11:13
현지 채용인력으로 한국 본사 배치

“언어정복 ‘진짜 한국’ 느끼고 싶어요”



“언어는 물론, 음식이나 문화 등 한국에서 새롭지 않은 게 없었습니다.”

싱가포르 여성 수랭 싯(Su Leng SEETㆍ29)은 지난 8월 ‘역주재원’ 자격으로 한진해운 본사에 출근하기 전까지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까막눈’이었다. 지난 2005년 싱가포르에 위치한 한진해운 서남아 지역본부에 입사하면서 6년간 한진해운에서 근무를 했지만 사실 한국이나 본사의 문화를 겪어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수랭 싯은 “편안했던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본사가 현지 채용 인력들을 대상으로 역주재원 근무자를 찾는다고 하길래 바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역주재원이란 한진해운의 독특한 인사제도 중 하나로, 현지에서 채용된 인력들을 3~4년간 본사에 배치해 본사 업무에 글로벌 인재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한편 이들에게 본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 본사에는 수랭 싯을 포함해 총 4명의 역주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곳에서 수랭 싯의 담당 업무는 바로 아주지역 내 영업관리와 노선개발, 화주관리 업무 등이다. 특히 서남아 현지에서 쌓은 노하우를 본사 업무에 적용하는 데 적극적이다.

그는 “역주재원 근무를 통해 업무적 전문성을 키우고 동료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돼 향후 커리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본사와 해외지점 직원들 사이의 가교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랭 싯이 처음 본사에 들어왔을 때 인상깊게 봤던 점은 바로 동료들이 매일 아침 출근시 서로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는 “동료들이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인사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인 동시에 생소했다”며 “이것이 한국에서 말하는 예의범절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조직 내 의사소통 과정에서 ‘상하관계’를 중요시하는 점도 싱가포르와 달랐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아랫사람들도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상하관계를 염두해 결례 없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생활에서 수랭 싯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언어’다. 요즘 영어를 잘하는 한국 사람이 많이 늘었지만 외국인이 생활을 하기에는 언어 장벽이 아직 높다. 그는 “본사에서는 다행히 다들 영어를 잘해 동료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준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수랭 싯은 한국의 문화가 불편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오픈 마인드(Open mind)로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오히려) 그런 문화적 차이가 즐겁게 느껴졌다”며 웃었다.

그는 한국의 가을, 특히 단풍을 좋아한다. 무더운 싱가포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인 탓이다. 그는 “친구가 한국에 방문한다면 단풍이 아름다운 강원도 속초에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또 다이어트에 민감한 20대 여성이다 보니 기름진 불고기보다는 단백한 비빔밥을 좋아한다.

그는 “언어 차이로 어려움은 있지만 한국은 정말 매력적인 나라”라며 “한국어에 능통해져서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진짜 한국’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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