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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오라, 도전의 화신 박영석 대장이여!
엔터테인먼트| 2011-10-21 11:44
그의 도전은 언제나 ‘생(生)과 사(死)’의 경계선에 있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의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려다 실종된 산악인 박영석(48) 대장이 21일 오전 현재 마지막 교신을 한 지 60여시간이 지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은 큰 눈사태를 맞은 것으로 보이는 박 대장이 안전지대에 피신해 있을 가능성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도 박 대장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린다. 트위터 등 SNS에 “제발 좋은 소식 건네주세요” “박 대장과 등반팀의 무사귀환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부디 생존해 있기를 기원합니다” 등의 글을 올리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박영석은 도전의 화신이다. 도전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 “도전은 이런 것”이라고 체감하게 해준 사람이다.

그는 이미 1993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신문사에 인터뷰하러 온 박영석의 해맑은 얼굴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박영석은 2001년 히말라야 8000m 이상 봉우리 14좌 완등에 성공하며 국민적 스타가 됐다. 하지만 교수직과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기업의 각종 제의를 마다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현장을 지키는 영원한 산악인으로 남고싶었던 것이다. 2006년에는 7대륙 최고봉과 3극점까지 모두 정복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의 위업은 쉽게 달성된 게 아니다. 1991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등반 중에는 해발 7000m에서 100m나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1995년에는 에베레스트에서 눈사태를 맞아 늑골 골절 부상을, 96년에는 갈비뼈 두 대에 금이 갔다. 각종 행사장에서 목발을 짚고 있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1993년 에베레스트 도전 중 후배 대원 2명이 추락사했고, 2007년 에베레스트 제4캠프의 텐트가 눈사태로 무너져 혈육같은 후배 대원 2명을 잃었다. 평소 이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산악인이 되고싶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그래서 그는 에베레스트에 한국인의 길을 만들고 싶었다. 히말라야 14개 거봉에 코리안루트를 내는 도전이었다. 이번에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의 영국 루트와 일본 루트 사이에 새 길을 내기 위해 떠났다. 등반과 탐험을 통해 국민에게 도전을 가르쳐준 박영석의 무사귀환을 국민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서병기·황유진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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