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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잡스덕에 첨단 속세와 만나다
뉴스종합| 2011-10-24 07:24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의 부주지 의연 스님. 절에 앉아 불자들을 기다리던 스님이 본격적인 온라인 행동개시에 나섰다. 올 2월 페이스북에 ‘마인드 스쿨’(Mind School)을 연 것,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덕이다.

스님은 하루에도 수시로 마음을 주제로 한 글과 자료를 올리고 회원들이 남긴 질문에 답을 다는 일상을 즐긴다. 단순히 첨단을 기술을 통해 불교의 신세대화를 꾀하고자 하는 이유만은 아니다.

스님은 “사람(불교 신도)을 늘리고자함이 아니다”면서 “종교를 떠나 마음에 대해 공부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회원 중에는 천주교, 개신교 신자도 있다”고 답했다. 타 종교 신자들이 절에 오지 않고도 유명 스님과 직접 대화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ㆍ공간의 초월이다.

“마인드 스쿨은 불교 포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제가 스님이라고 하면 남녀노소 모두 좋은 가르침을 달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해 뭘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는 자료와 글을 올렸습니다. 운전도 운전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데 정작 마음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마인드 스쿨에 글을 올릴 때도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불교 용어는 거의 쓰지 않고, 최대한 시대에 맞는 용어를 쓰려고 노력합니다.”마인드 스쿨 회원은 현재 3천300명에 이른다. 일반 가정주부부터, 공학 박사, 화학 박사, 검사 등에 이르기까지 회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마음의 본질은 무한하여 허공처럼 맑다. (중략) 입으로는 무위를 떠들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동요하거나, 깨달음을 말하면서도 스스로는 어둠에 갇혀 있나니 이것은 무위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징표라네.”22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의 스님의 글이 페이스북에 올라오자 “오늘도 마음을 정화시키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요” 등 회원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스티브 잡스가 이룩한 IT 기술이 수천년 내려온 붓다의 가르침을 21세기의 형태로 바꿔놓았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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