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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가유공자의 쓸쓸한 최후
뉴스종합| 2011-10-24 10:17
지난달 4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 모 귀금속 가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63)씨. 이씨는 1970년 1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월남전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73년에는 장모(58ㆍ여)씨와 결혼하고 1975년부터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시계방을 개업한 후 1980년 현재 마천동에 금은방을 개업ㆍ운영해 왔다. 그러나 도난 걱정에 가게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면서 2000년 3월께 성격차이로 부인, 두 자녀와 별거를 시작했고 금은방 영업도 부진해 사실상 폐업했다. 이후 인장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매달 18만원의 훈장연금을 지원받으며 혼자 숙식하면서 은둔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가게 내에서 장기, 바둑 등 컴퓨터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다. 가게 전화로 3개월 동안 총 17건을 통화하는 등 평소에 지인 3명 이외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어 타인과 원한이나 채권채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합동감식 등 총 4회에 걸쳐 정밀감식을 실시한 결과 이씨가 타인에 의한 살인보다는 자살이나 자해에 의한 사망으로 판단된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다수의 상처가 얼굴과 목 등 스스로 가해할 수 있는 부위에 밀집해 형성돼 있고 흉기로 인한 상처가 일정한 방향성을 보인 점, 깊은 상처 옆에 주저손상 형태로 다수의 얕은 상처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사건현장과 주변, 통행버스 CCTV를 분석한 결과 사망추정시간대에 가게에 출입한 자가 확인되지 않는 점, 사건현장에 현금과 귀금속 등 400여만원의 금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점을 미뤄 타인에 의한 살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 결과 상처에서 골절 등 특이손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위 내용물이나 장기에서 독극물과 기타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감정결과를 밝혔다.

이씨는 지난 9월 4일 가게 내 진열대 좌측 안쪽에서 얼굴과 목의 우측 부위에 흉기로 인한 수십 개의 상처를 입고 사망해 있는 것을 동네 통장이 발견하고 112에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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