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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종합| 2011-10-24 11:55
“예쁜줄만 알았는데 똑부러진 연설”

보육시설 등 구체공약에 박수 화답

‘저쪽 후보’ 등 지칭땐 반감 표출도



“예쁜 줄만 알았는데 똑부러지네”-“왜 자기 얘기는 안하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했다. 유독 외모에만 집중됐던 관심도 점차 나 후보의 콘텐츠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연설을 들으니 믿음이 간다” “예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일도 잘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중에게는 나 후보는 정치인 혹은 행정가보다 연예인 이미지가 강했다. 유세장에 등장하면 유권자는 나 후보의 얼굴을 확인하는 데 바빴다. 나 후보를 만난 후의 반응도 “예쁘다” “생각보다 키가 작다” 등 외모에만 편중됐다. 나 후보는 이런 평가에 늘 아쉬워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난 23일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유세현장에서도 나 후보는 어김없이 발판 위에 올라섰다. 시민은 카메라 대신 멀찌감치 떨어져 서서 나 후보의 유세연설을 들었다. “여러분 잘 계시나 해서 다시 왔다”는 나 후보에게 시민은 박수로 답했다.

친구와 함께 유세장을 찾은 김모(30ㆍ여) 씨는 “믿음직스러운 분 같다”며 “여성이 시장이 되면 여성 편에서 서울시정을 잘 운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부부는 “연설을 들어보니 친근감이 가고 신뢰가 간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공약도 시민의 인식 변화에 한몫했다. 이날 중랑구ㆍ노원구ㆍ광진구 등을 돌아다닌 나 후보는 각 구의 최근 현안에 맞는 공약을 발표해 공감을 얻었다.

중랑구 면목공원에서 만난 한 30대 주부는 “똑부러지는 것 같다”며 “박 후보의 연설도 들어봤는데, (나 후보의) 공약이 더 구체적이고 귀에 잘 들어온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여전히 나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나 후보는 “엄마가 애 맡길 곳이 없으면 일을 못한다. 그래서 보육시설을 만들려고 한다”고 하자 주부들의 박수세례가 이어졌다.

하지만 나 후보가 ‘저쪽 후보’ ‘상대 후보’로 지칭하며 박원순 후보에 대해 말하자 여기저기서 거부반응이 나왔다. 왜 자신의 이야기를 안 하고 남의 이야기를 하냐는 것.

중랑구에서 만난 장모(44ㆍ자영업) 씨는 “다른 후보 이야기하면 이미지가 얼마나 안 좋아지는지 아느냐”며 반감을 표했다.

나 후보를 향한 민주당 열혈 지지자의 시선도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한 향우회 체육대회에서는 나 후보가 등장했는데도 참가자들은 썩 반갑지 않은 표정을 내비쳤다.

한 50대 남성은 “어차피 안 찍어줄 건데 뭐하러 오냐”며 “나경원이 싫어서라기보다는 한나라당이 싫어서 안 찍어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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