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 살 도려내기’ 군기잡기 나선 조현오 청장
뉴스종합| 2011-10-25 11:52
10만 경찰관의 총수 조현오 경찰청장이 단단히 뿔이 났다. 경찰의 생일격인 ‘경찰의 날’에 발생한 두 가지 사건 탓이다. 인천에서는 경찰 눈 앞에서 조폭 간의 칼부림과 대치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경찰관이 변사 사건 시신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장례식장으로부터 뒷돈을 받다 걸렸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치열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국민 한 명의 지지도 절실하다. 이번 두 사건은 경찰로서는 ‘어처구니 없다’란 표현을 넘어 ‘통탄할 만한’ 일이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을 게다. 조 청장은 강한 어조로 직격탄을 날렸다. 


밖으론 조폭과 전쟁을 선포했다. 올해 말까지를 ‘조직폭력배 특별단속 및 일제점검기간’으로 정했다. 경조사 등을 빌미로 조폭들이 한곳에 모이는 시점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경찰들을 동원, 위력행사에 나서 이들의 준동을 막기로 했다. 오는 2013년 초까지 경찰서에 ‘조폭만’ 수사하는 수사팀을 구성해 조폭과의 항구적인 전쟁체계에 들어가기로 했다.

안으로는 비리와 기강확립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인천 조폭사건, 구로 장례식장 사건에서 드러난 내부 비리와 기강 해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조 청장은 “부정부패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구로 장례식장 건의 경우 사전에 인지해 감찰을 시도했지만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내사종결한 사안. 조 청장은 “직무고발해서 수사를 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감찰의 한계만 운운하는 것은 감찰 의지가 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감찰 라인을 호되게 꾸짖었다.

조 청장은 또한 “(사고가) 발생해야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특히 경찰 신뢰를 올리려면 허위ㆍ거짓보고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무섭게 질타했다. 인천 조폭사건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경고다.

조 청장은 한발 더 나아가 “10만 경찰관 중 소수인 200~300여명의 비리 경찰관과 같이 갈 수 없다”며 제 살 도려내기를 선언했다.

경찰은 많이 변했다. 그러나 일부 국민의 머릿속엔 여전히 영화 ‘투캅스’의 비리 부패 경찰관의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른바 ‘투캅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 청장. 과연 그가 ‘안전과 인권 수호자로서의 경찰’로 조직을 환골탈태시킬지 주목된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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