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반
대기업 ‘고졸채용’ 거센 바람, 학력시대는 끝났다
뉴스종합| 2011-10-26 13:03
이제 학력 시대는 끝났다. 올해 채용시장의 화두는 단연 ‘고졸 채용의 확대’다.

기업들은 창조경영 시대에 더 이상 학력만으로 인재를 평가하지 않는다.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뭉친 인재들을 찾기 위해 학력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상대와의 경쟁에서 절대우위를 점하려면 창의적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런 창의적 인재가 곧 학력과 직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졸 채용 확대가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고졸 채용 규모를 양적으로 늘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질적인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의 승진이나 보직인사에서도 대졸과 고졸의 차별은 서서히 없어지고 있다. 올 연말 인사에서도 여성과 함께 고졸 승진자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하지만 비싼 등록금을 대느라 빚더미에 오르고도 대졸 실업자가 넘쳐 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고졸 채용 확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력 중시 풍조를 변화시키고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기업 맞춤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4300명의 고졸 사원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3700명을 선발해 올해 8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학생을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는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에게 학업 보조비와 실무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LG그룹도 올해 기능직 채용인원인 8400명의 절반 이상을 고졸로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기능직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을 고졸 인력으로 뽑았고, 하반기에도 각 계열사에서 160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구미전자공고와 ‘마이스터고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2학기부터 2학년 재학생 중 심사를 거쳐 맞춤형 직무교육, 인성교육, 현장실습교육 등을 통해 내년 하반기 정식 직원으로 최종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전체 신규 채용 대비 고졸 비율을 지난해 0.3%에서 21.4%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총 850명의 고졸 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특히 맞춤형 기술인력 육성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능력에 따른 채용’이라는 원칙에 따라 고졸 인력을 꾸준히 늘려 올해 채용 인원의 20%인 1000명을 고졸자로 선발할 방침이다. 전체 채용 규모의 20%가량이 고졸 채용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0일 1550명 규모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의 자격 조건을 고졸 이상으로 완화한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고졸 이상의 현장 실무형 인재 550명 공개채용에 나섰다. 계열사까지 합하면 올 하반기 고졸 인재 채용 규모는 3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여성 첫 점장을 맡아 화제가 된 이민숙 충북 청주 영플라자 점장처럼 사내 직급전환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T의 올해 신입사원 선발 예정 인원을 보면 고졸과 대졸이 같다. 지난해 학력 제한을 없애고 열린 채용을 하는 ‘고객서비스 직군’을 만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학력 제한을 완화해 고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CJ는 올해 고졸 신입사원을 지난해의 배가 넘는 1850명으로 확대해 생산직과 사무직에 고루 배치하기로 했다.

고졸 신규인력들이 지원할 수 있는 직무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선발 예정인 900명 가운데 절반 정도를 관련 학과생들을 중심으로 한 고졸자로 뽑을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하반기에만 총 100여명의 고졸 인력을 공개 채용하는데,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설계 전문 엔지니어, 프로젝트 관리 등 중공업 분야의 전문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STX 그룹의 경우 올해 중공업 계열사에서만 총 106명의 고졸자를 채용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100여명의 고졸 인력을 선발한다. 내년부터는 마이스터고 졸업생도 집중 선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도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나 기술 우수학생 등 고졸자를 정규직으로 특채하고, 출신학교에 기능 장려금을 지원하는 ‘기능장려지원 제도’를 펼치고 있다. 롯데도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나 교내 성적 우수자를 우대하고, 지원분야와 관련된 자격증이나 수상경력, 어학성적 등 실질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산업부/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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