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요드라마 ‘더 뮤지컬’에서 유명 홍보대행사 실장이자 유진(박기웅 분)의 연인으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기은세(26)를 최근 만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잡지모델로 활동을 시작한 기은세는 ‘투명인간 최장수’(2006년)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몇몇 작품에 출연했지만 크게 부각되진 못했다. 심지어 2008년 옴니버스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에서 4개팀 중 하나로 첫 주연을 맡았지만, 긴 분량때문에 통편집되는 아픔도 겪었다.
인기를 얻었던 ‘황금물고기’(2010년)에서는 가사도우미 명지 역으로 출연했지만, 그녀와 러브라인이 예정됐던 극중 문정호(박상원 분)의 아들 석진(이해우 분)이 갑자기 화상을 입어 하차하면서 그녀도 자연스레 하차했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더 뮤지컬’도 1년 넘게 끌다 뒤늦게 편성됐다. MBC ‘위대한 탄생’과 동시간대에 배친된 탓에 시청률은 5%대 미만. 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천상 여자’ 캐릭터인 라경에 대한 호평도 이어진다. 수차례 좌절을 겪어서인지, 그녀는 사실상의 첫 주연작인 ‘더 뮤지컬’에서 라경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원래 말투는 여성스러운데 실제 성격은 밝고 쾌활해서 라경과 많이 달라요. 그 동안은 섹시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구요. 라경이는 사실 좀 답답한 캐릭터죠. 라경이 연기에 대해서는 60~70점 정도 줄 수 있겠네요.”
‘더 뮤지컬’에서 ‘구작’으로 나오는 연극배우이자 영화배우인 오정세는 기은세의 육촌오빠다. 캐스팅 되고 난 뒤에야 그가 육촌오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그녀는 오정세에 대해 “실제로도 진짜 웃긴다”면서 “드라마 촬영 중 껌 뱉는 장면이 너무 웃겨 다들 웃음보가 터졌는데, 결국 편집돼 방송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막연히 연예인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운이 안 따르자 재작년에 “계속 해야할까” 고민했고,결론은 “연기를 안하면 못 살겠구나”였다.
예뻐보이지 않고, 꾸며지지 않은 편안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그녀는 “순진하고 순수하며 막말하는 탈북 여자, 흙 묻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며 “사극과 연극에도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뭘 연기해도 잘하는 김혜수와 눈빛 연기가 인상적인 이병헌을 존경한다”면서 “스타가 되고 인기를 얻기보다는 그저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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