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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정부앞세워 한국업체 견제…스마트폰 이어 ‘냉장고 전쟁’
뉴스종합| 2011-10-28 11:35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하고 있는 프렌치도어냉장고(FDRㆍFrench Door Refrigerator)에 덤핑 예비 판정을 내린 것은 삼성-애플 스마트전쟁에 이은 가전전쟁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제소하면서 불거진 ‘덤핑전쟁’에서 삼성과 LG가 밀리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어 총력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업계에선 한때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했던 프렌치도어냉장고 시장에서 월풀이 삼성과 LG에 뒤처지면서 ‘덤핑 제소’라는 배수진을 택했다는 분석이 강하다. FDR는 미국인의 큰 체형을 고려한 것으로, 상단 냉동고ㆍ하단 냉장고 방식인 우리와 달리 양문형이면서도 상단 냉장고ㆍ하단 냉동고를 적용한 냉장고다.

삼성과 LG의 특화된 이 냉장고는 단박에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3년 전부터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39.6%), LG(19.1%), 월풀(8.5%) 순이며, 수량 점유율은 삼성(36.7%), LG(19.9%), 월풀(9.9%) 순으로 월풀이 삼성과 LG전자에 한참 뒤져 있다.

수출금액은 삼성이 10억달러, LG가 5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기술력과 경쟁력에서 점점 뒤지는 월풀이 ‘덤핑 제소’로 국내 업체 견제에 나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과 LG전자는 정면 대응을 택했다. 충분한 소명을 통해 무혐의 최종 판정을 받아 내년 3월까지 부담할 잠정 덤핑관세 손해액을 환급받겠다는 것이다. 다만 예비 판정이 최종 판정으로 이어진다면 삼성과 LG의 미국 시장 냉장고 경쟁력은 급속히 상실할 수밖에 없다. 덤핑관세 부담은 당장은 큰 부담이 안 되지만 덤핑 확정 판정 시 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며 결국 미국 시장에서 냉장고를 팔 이유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월풀이 삼성ㆍLG의 기술 개발ㆍ투자 트렌드를 못 따라오니까 정부 등을 업은 견제를 택한 것인데, 이를 뒤집지 못하면 다른 가전 분야에 불이 옮겨질 수 있다”며 “미 상무부에 강력한 이의와 소명을 제기하는 등 삼성ㆍLG의 대응 방향과 공세 수위가 주목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가전 분야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제소는 1986년 컬러TV 브라운관 제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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