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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결혼 막아라…여성 권리 향상이 지구 살리는 길
뉴스종합| 2011-10-31 09:22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州)에서는 최근 세 명의 어린 신부가 한밤중에 결혼식을 올렸다. 인도에서는 18세 이하 여성의 결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비밀리에 이뤄진 것이다. 인도의 전통의상 사리를 입고 겁에 질린 채 서있는 신부는 이제 15살, 13살을 막 넘긴 라다와 고라 자매였다. 그리고 세번째 신부는 그들의 조카인 5살 난 라자니였다. 라자니는 결혼식 전에 잠이 들었고 옷을 입는 데도 어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들은 코끼리 꽃가마도 없이 어둠 속에 팔려 나가듯 결혼식을 치렀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인도의 한 농촌에서는 10대 소녀가 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오빠에게 산채로 ‘화형’을 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 소녀는 원치 않은 결혼을 거부한 죄로 결혼 하루 전날 가족의 손에 의해 소똥더미 속에서 불에 타 숨지는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이같은 10대 소녀의 강제 결혼은 인도를 비롯한 예멘, 아프가니스탄, 이디오피아 등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2008년에는 ‘10살 이혼녀, 예멘의 누주드’ 사연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UN보고서에 따르면, 10대 결혼 등을 이유로 전세계에서 임신을 원치 않은 여성은 2억5000만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지구촌 10억명에 달하는 극빈층에 속한다.

또한 오늘날 여성 한 명당 출산 자녀 비율이 1950년대에 비해 떨어졌지만(6명→2.5명) 지역별 편차는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시아 여성이 1.6명인데 반해 아프리카는 5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저개발국가의 인구 증가를 막고 여성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 여성들에 대한 건강과 교육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N보고서는 미성년 대상 성교육, 특히 피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UN사무국 상임이사는 “여성들이 출산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유과 평등을 허락해야 한다”며 “여성들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남성중심 사회에 맞서 싸우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국가차원의 가족계획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조엘 코헨 록펠러재단 연구원은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한 가족계획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연간 67억달러가 필요하다”면서 “이 액수가 많아 보이지만 미국은 올해 할로인데이에만 69억달러를 썼다”며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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