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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임계점…축하 보다 자성 계기로”
뉴스종합| 2011-10-31 13:03
식량-에너지 고갈·노령화…

10억명 늘때마다 더많은 문제

저개발 49개국 인구감소 절실


2080년 동·식물 3분의1 소멸

지속가능한 발전 최대화두로


“70억명 돌파는 축하보다 자성해야 할 일.”

세계 곳곳에서 70억번째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고 있지만 유엔(UN)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숙하는 분위기다. 지구가 폭발적 인구 증가를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 파괴는 물론 물 식량 에너지 고갈, 노령화라는 사회문제까지 인구 증가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UN 70억번째 아이 지목 안한 이유는=UN은 올해 70억번째 아이를 지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999년 10월 당시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이 보스니아 사라예보로 날아가 60억번째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는 등 대대적 축하 행사를 벌인 것과 달리 올해는 대응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당시 60억번째 아기였던 아드만 메비치는 올해 12살이 됐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여전히 허름한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 아드만의 어머니 파티마(40)는 “이후 어떤 지원이나 관심도 없었다”며 “하다못해 60억명째 아이라는 인증서도 주지 않은 일회성 쇼에 불과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UN이 올해 70억번째 아이를 지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원 등을 약속할 수 없는 어려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UN 사무국 상임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축하 행사를 자제한 이유에 대해 “세계 인구 70억명 시대는 축하보다는 자성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기록적인 인구 증가가 수명 연장 등 인류의 성공을 대변해 주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같은 혜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존 메이 세계은행 인구조사위원은 “세계 인구가 새로운 10억 단위에 진입할 때마다 이전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야기시켜 왔다”며 “특히 저개발 49개국은 미래 인구를 줄이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지역의 인구는 현재 전 세계 18%에서 2100년 34%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UN이 70억번째 아기를 지정하지 않는 대신 세계적인 구호단체 ‘플랜 인터내셔널’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31일 태어난 한 소녀를 70억명째 아이로 정했다. 인도는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인 데다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수백만명의 인도 여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지속가능한 지구 위한 방법은=인구 70억명 돌파와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과학잡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이대로 지속되면 지구상의 동식물 3분의 1은 2080년까지 소멸하게 된다. 이는 특정 생물집단에서 80% 이상의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구의 허파인 산림 파괴를 막는 것이다. UN 환경프로그램은 산림 파괴를 2050년까지 50%로 줄이고 이를 2100년까지 유지하면, 국제사회가 CO₂ 450ppm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탄소 배출량의 12%를 감축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산림을 지키고 나무를 심는 것은 토양과 물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눈사태나 사막화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식량 부족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올해 초 농업분야에 여성을 적극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여성 농부의 육성은 가계소득을 증가시키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며, 더 나아가 경제적인 여유를 갖게 된 여성이 건강이나 교육, 자녀의 영양상태에 더 치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기아 인구는 10억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물 부족 문제는 관개시설 확충이 절실하다. 땅에 파이프를 묻어 식물의 뿌리나 잎에 필요한 만큼의 물만 정확히 공급하는 ‘세류관개(Drip Irrigation)’ 기술과 이스라엘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갈조(Brown Waterㆍ식물 프랑크톤을 포함한 갈색 바닷물)’를 이용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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