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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자녀 폭력성향 두 배 이상 높아”
라이프| 2011-11-01 09:07
부모가 군인일 경우 청소년 자녀들의 폭력성향이 급증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이번 연구는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에 배치돼 있는 현역 군인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연구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보스턴 다나파버 암센터의 새라 리드 박사팀은 부모 둘 중 한 편 이상이 군인일 경우 청소년 자녀가 무기를 소지하거나 갱단 등에서 폭력적인 싸움에 휘말릴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팀이 2008년 워싱턴 지역의 8학년, 10학년, 12학년 청소년 1만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바탕이 됐다. 이중 지난 6년 내 부모 한 명 이상이 아프간 등 분쟁지역에 파견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총 550명이었다.

연구팀이 교육배경 등 기타 변수를 조정한 후 분석한 결과, 군인 부모를 둔 여학생의 경우 폭력적 싸움에 휘말린 경험이 일반인 가정의 여학생에 비해 세 배가량 높았다. 이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학교에 간 경험도 두 배 이상 높았다.

남학생의 경우는 차이가 더욱 현격했다. 군인 부모를 둔 남학생이 폭력적인 싸움에 휘말린 경험은 군인 부모를 둔 여학생보다 두 배가 높았다. 군인 부모를 둔 여학생의 14%가 폭력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남학생은 28%에 달했다.

리드 박사는 “이번 결과는 전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부작용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면서 “특히 부모가 해외나 분쟁 지역으로 파견됐을 경우 남아 있는 가족들은 부모의 공백 이외에 추가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학생들의 스트레스 반응은 우울증이나 자살시도 등 내성적으로 나타난다는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데스다 국립군의관의대의 그레고리 고먼 교수는 “군인 가정의 아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리적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부모 한 명 이상이 군인인 어린이들은 200만명에 이른다. 사라 박사는 군인 가정 아이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큰 만큼 전국 규모의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CLA 그레고리 레스킨 박사는 “군인 가정 아동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폭력적인 수단을 강구한다는 사실은 그리 충격적인 결과가 아니다”라면서 또래집단이 중요한 나이인 만큼 군인 자녀에 대한 심리 전문가들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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