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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의 ‘야성’…잠자던 사자를 깨우다
엔터테인먼트| 2011-11-01 11:39
막강투수진에 공격야구 접목

FA 없이 세대교체도 성공적

소통리더십 名家부활 발돋움



새내기 감독이 삼성 야구를 활짝 피웠다.

프로야구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를 1-0으로 물리치고, 4승1패로 삼성을 2006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류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이 다듬어 놓은 투수력에 자신만의 공격야구를 접목시켜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류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2011년 10월31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부족한 나를 잘 따라준 선수단에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특히 토종 삼성맨들이 일궈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삼성은 지난 2005년, 2006년 우승컵을 차지했지만 해태 출신의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FA로 영입했던 마해영 심정수, 박진만 등이 이끌었다는 점에서 ‘돈으로 우승을 샀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우승은 달랐다. 류 감독은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 모두 24년 동안 삼성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읽고 있다. 또 오승환 차우찬 안지만 윤성환 등 투수진을 비롯해 배영섭, 김상수, 최형우, 박석민 등 삼성에서 성장한 선수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이들을 앞세운 삼성은 당분간 프로야구의 강팀으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생활을 마감한 이승엽이 삼성으로 돌아오면 내년 시즌에도 ‘최강 삼성’의 입지는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식 야구는 타자들로 하여금 ‘야성’을 되찾아야 한다며 독려했고, 번트보다는 기동력을 내세워 상대 마운드를 무력화시키면서 숱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정규리그에서 팀 타율은 (0.259)은 8개 팀 중 6위였지만 득점(625점)은 3위로 진가를 발휘한 원동력이 됐다.

또 삼성이 5년만에 정상에 오르며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던 데는 류 감독은 격의 없는 소통의 리더십이 한 몫을 했다.

‘국보급 투수’였던 선 전 감독이 두 차례 한국시리즈우승 과정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면, 류 감독은 친구이자 맏형같은 리더십으로 ‘초보’의 한계를 장점으로 부각시켰다. 타자가 홈런을 때리면 함께 기뻐했고, 야수와 투수들이 위기를 넘기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줄 알았다.

류 감독은 “한 박자 빠른 야구, 공격적 야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우리 팀 공격력은 65점을 주고 싶다”며 “선수들 타격이 더 발전된 상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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