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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킹들이 고백하는 ‘내 인생의 공포’
뉴스종합| 2011-11-01 11:36
무리와 떨어진 사람에게 귀신이 접근하고 방심하는 순간 좀비는 반드시 나타난다. 공포영화의 법칙은 알고 봐도 무섭다. 그런데 이처럼 상상력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작가들, 감독들도 무서움을 느낄 때가 있을까.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핼러윈데이 특집으로 호러킹들이 고백하는 공포의 순간을 소개했다.

먼저 공포물 팬들에 ‘왕 중 왕’으로 불리는 스티븐 킹은 영화 ‘디아블로’(1955)의 한 장면을 꼽았다. 킹은 “욕조에 누워 있던 시체가 눈을 떴는데 안구 대신 볼록하게 돌출된 흰자위만 보였다”면서 “그 순간이 인생에서 최고로 무서웠던 순간”이었다. 호러킹의 답변 치곤 순진한 편이다.

‘판의 미로’(2006), ‘헬보이’(2004)를 만든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 ‘오페라의 유령’(1925)의 한 장면을 꼽았다. 델 토로 감독은 “론 페이니(유령 역)가 처음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이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이었다면서 “장엄하고 위대하며 절망과 분노와 힘이 뒤엉킨 그만의 몸짓 때문에 정말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신작 ‘월드 워 Z’(2011) 각본을 쓴 맥스 브룩스는 “아무 생각 없는 추종자가 나를 공포에 떨게 한다”는 철학적인 대답을 내놨다. 브룩스는 “히틀러보다 그를 추종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진정 두려운 존재들”이라면서 “그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이유도 없이 따라간다”고 대답했다.

TV 시리즈 ‘고스트 헌터’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에이미 브룩스는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고 밝혔다. 브룩스는 “한번은 낡은 감옥을 구경하다가 무리와 떨어져 길을 잃었는데 보일러 실에서 낯선 남자를 만났다”면서 “순간 무조건 뛰어야 한다는 본능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서늘한 경험을 털어놨다. 물론 상대편 남자는 일행 중 한 명이었다.



소설 ‘20세기 고스트’ 작가 조 힐을 엉뚱한 논리를 펼쳤다. 그는 “휴대전화의 ‘자동고침’ 기능이 두렵다”면서 미 대통령이 후진타오 주석에 ‘베이징 회담을 기대한다’(Looking forward to our talks in Beijing soon)고 보낸 것이 ‘베이징에 탱크가 도착할 것’(Looking forward to our tanks in Beijing soon)이란 선전포고로 자동고침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스범프’ 시리즈의 R.L. 스틴은 진정한 호러킹이라 불릴 만하다. 그는 영화 ‘샤이닝’(1980)에서 잭 니콜슨이 도끼로 가족을 협박하는 장면을 봤을 때도, 스필버그의 ‘조스’(1975)를 봤을 때도 그저 껄껄 웃었다면서 “아무것도 나를 무섭게 하는 것은 없다”고 담력을 과시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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