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소재강국 코리아’ 작은 거보 내딛다
뉴스종합| 2011-11-02 10:15
작년 20대 소재부품 선정

내년까지 2000억원 투입

수요처와 연계 국산화 개발


선반용 알루미늄 압출재

동양강철, 삼성重과 합작

年 1조7000억 수입대체효과



“부품은 카피(복제)가 가능하지만 소재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소재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는 의미입니다.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은 그동안 소재부터 개발했지만, 우리는 반대로 소재는 쉽게 수입하고 부품 개발하는 데에만 열중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소재부품 미래비전 2020 성과전시회’는 그동안 주객이 전도됐던 소재와 부품을 바로잡는 자리로, 기존에 수입에 의존했던 부품은 물론 소재까지 우리 손으로 개발해보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이에 부품소재로 일컫던 용어도 아예 소재부품으로 명칭을 바꿔 달았다.

한국산업평가관리원의 정중채 부품소재평가팀장은 “소재 빈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산업 풍토를 개선해 소재(부품 포함) 자립을 달성하자는 프로젝트가 2013년부터 가시화되면, 향후 3년간 3조7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크게 ‘소재부품 자립관’과 ‘WPM(World Premier Materials) 10대 소재관’으로 구분됐다. 그 중 소재부품 자립관은 무역 역조가 심한 100대 품목을 취합했다. 여기서 설비 자체가 부족하고, 바이어들이 먼저 해외 소재를 지목하거나 기술력이 극도로 미진한 품목을 제외시켰다. 

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대 소재부품 성과를 전시하는 ‘소재부품 미래비전 2020’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영상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후 남은 품목 중 우리가 충분히 만들 수 있는 20대 소재부품을 지난해 선정, 2012년까지 2000억원을 R&D자금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 R&D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수요처와 연계한 개발이다. 보통 국산화율이 20%를 밑도는 저조한 수준이라 무작정 개발만 했다간 해외 기업에 밀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알루미늄 압출재를 선보인 동양강철은 삼성중공업과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 압출재는 선박용 구조물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모듈의 소재로, 현재 알코아 등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국산 소재로 만든 알루미늄 모듈이 상용화된다면 삼성중공업은 물론 다른 국내 조선사에도 납품이 가능할 전망이다. 동양강철 관계자는 “압출재 소재 국산화로 연간 1조7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순 수입대체를 넘어 새로운 소재를 개발 중인 기업도 있었다. 노루홀딩스는 삼성전자, 도레이첨단소재와 함께 컬러 전자종이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흑백 전자종이는 대만 업체인 E-Ink가 전체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도 이 회사로부터 전자종이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컬러용이 따로 없어 빛반사로 색을 내는 기술이 시도됐지만 매번 빛손실로 색이 바래지는 약점이 드러났다. 이에 국내에서 먼저 컬러 전자종이 개발을 치고 나가는 것이다. 노루홀딩스 관계자는 “제품이 상용화되면 디스플레이는 물론 광고업계에서도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산화율이 2%에 불과한 포토레지스트(배선기판,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감광성 소재)도 일본에 90%를 의존할 정도여서 국산화에 안착한다면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지금과 같은 엔고 시기에 비용 절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소재로 떠오를 WPM 10대 소재관에서도 LED 조명의 소재인 슈퍼사파이어, 신소재 섬유로 평가받는 케톤, 초경량 마그네슘 소재 등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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