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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정체성이 흔들린다…올해 1조원 적자예상 (WSJ)
뉴스종합| 2011-11-03 10:00
가전제품의 대명사였던 소니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수익을 낳는 소니의 중심사업이 가전사업에서 금융 및 엔터테인먼트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소니’라는 브랜드를 텔레비전(TV), 비디오게임 콘솔 같은 하드웨어와 연관지어 생각해 왔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소니 수익의 대부분이 영화, 음악, 보험, 금융상품에서 창출되며 가전업체 소니의 정체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니가 가전사업을 호전시키려는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지 못해 가전사업 부흥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 경영진이 전체를 오판하는 실수를 되풀이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WSJ은 현재 소니가 4년 연속 적자를 맞는 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니는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순손익 전망치를 당초 600억엔(약 8500억원) 흑자에서 900억엔(약 1조2000억원) 적자로 대폭 낮춰 이날 발표했다. 또 매출액 전망치를 7조2000억엔(약 103조원)에서 6조5000억엔(약 93조원)으로 내렸다.

특히, 소니의 TV 사업은 올해 1750억엔(2조5000억원) 적자가 예상돼 8년 연속 적자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올해 세계 TV 판매 계획 대수를 당초 2200만대에서 최근 2000만대로 줄였다.

소니 관계자는 “TV 가격 급락 등 기업환경이 나빠지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WSJ은 중국, 한국, 대만의 제조업체들과 경쟁이 심해져 플랫패널(Flat panel) TV의 마진율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소니의 가전 사업이 호전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니라고 WSJ은 평가했다. 소니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높고, 최근 몇 가지 문제를 단호하게 해결하는 등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 소니는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회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10년간 에릭슨과 휴대폰 합작 법인을 운영해온 소니는 스마트폰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사외이사 비율이 높아 전략적 운영을 하기 어려운 다른 일본 기업과 달리 소니는 법인 지배구조라는 것도 희망적인 점이다.

하지만 WSJ은 가전사업에 새로운 방향성 없이는 소니는 계속 흔들릴 것이라며 하루빨리 가야할 목표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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