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가을 산행이 부르는 척추압박골절 주의보
라이프| 2011-11-06 14:10
67세 황종석씨(가명)는 지난 해 가을, 단풍놀이에 빠져 넋을 놓고 구경하다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넘어진 직후에는 크게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 그냥 넘어갔지만 한 달이 지난 뒤 옆구리와 등에 통증이 시작되고 움직이기 어려운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황씨는 병원을 찾은 결과, 압박골절이라는 진단받았다.

골밀도가 낮은 60-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의 경우 황씨처럼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압박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등산 시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의 계절 가을. 안전한 산행을 위해, 산행 중 나타날 수 있는 부상과 이에 따른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가을, 산악사고도 최다=가을 단풍철로 접어들며 절경을 감상하기 위한 등산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설악산을 찾은 탐방객은 113만 명, 전년보다 40%가 증가했다.

이렇게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산악사고의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높고 가파른 산을 준비없이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리한 산행을 감행하다보니 중도에 탈진과 부상으로 이어지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넘어지고 난 후 허리통증이 심해졌다면 척추압박골절 의심을=노인성 요통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압박골절이다. 흔히 골절이라고 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상태를 말하지만 척추의 압박골절은 척추뼈가 충격에 의해 납작하게 내려앉는 골절을 말한다. 압박골절의 주원인은 골다공증이다.

그러나 골다공증은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그로 인해 골절이 일어나기 전에는 골다공증이 진행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다공증에 걸리면 팔이나 다리 등도 부러지기 쉽지만 무엇보다 쉽게 골절되는 곳이 바로 척추와 엉치부위인 고관절이다.

골다공증이 심한 척추는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는 것이 특징이다. 압박골절의 대표적인 증상은 누워있으면 통증이 전혀 없다가 누웠다가 일어나려고 하거나 앉았다가 일어나려고 하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병원 내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병원을 찾은 후에야 진단을 받게된다.

▶압박골절 방치하면 척추변형은 물론, 심폐기능도 악화=척추 압박골절은 허리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을 유발할수 있다. 척추후만증은 허리가 심하게 굽으며 지팡이를 짚은 꼬부랑 할머니가 대표적 모습이다. 척추후만증이 시작되면 전체적인 척추의 균형이 깨져 요통이 만성화되고, 엉덩이 통증도 심해진다. 또 장기적으로 심장과 폐 등 주요 장기의 기능까지 저하시킬 위험도 있다. 따라서 압박골절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척추후만증과 같은 척추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은 폐경기 여성, 고령의 어르신들의 경우 사소한 넘어짐이나 엉덩방아를 무심코 넘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골절은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핵심=압박골절은 X-ray로도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MRI를 통해 진단이 가능할수도 있다. 압박골절의 주원인이 골다공증인 만큼 골다공증 자체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압박골절의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속한 경우라면 자신의 골밀도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있다면 골다공증 자체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이 개발돼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처방을 받는 방법도 있다. 10월부터 골다공증 환자들에 대한 보험급여도 확대되었기 때문에 약값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미뤘다면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봐야 할 것이다.

압박골절 역시 다른 요통과 마찬가지로 무리하게 허리를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골절상은 뼈가 제자리에 붙게 깁스를 할 수 있지만 척추압박골절은 깁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리에 보조기를 착용한다. 보조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산행 시에는 등산용 스틱을 이용하고 신발은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미끄럽지 않은 등산 전용화를 신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만약 넘어지고 난 후 허리나 옆구리, 등, 엉덩이 쪽에 통증이 있다면 압박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며 “산행 후 통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파스만으로 치료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태를 더욱 악화시켜 결국 큰 수술까지 부르는 원인이 된다.” 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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