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동차업계 노조 色이 바뀌다, 내년 난항 예고
뉴스종합| 2011-11-08 10:30
자동차업계 노조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

노사 분규의 대표업종으로 꼽혔던 자동차업계지만 최근 온건 성향의 노조가 자리 잡으면서 2년 연속 업계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낸 바 있지만 현대기아차를 비롯, 최근 새로 출범한 업계의 노조가 모두 강성 성향으로 탈바꿈했고, 앞다퉈 기존 노조와 차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내년 노사 협상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 결선 투표에서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끈 이경훈 전 위원장이 고배를 마시고 문용문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로운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문 신임 위원장이 기아차 노조와의 연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현대기아차의 노사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문 위원장은 취임 직후 “대등한 노사 관계를 재정립하도록 노력할 때”라며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기아차 노조, 부품계열사 노조 등과 함께 공동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정투표 의혹 등 내홍을 겪으면서 어렵사리 취임한 기아차의 배재정 신임 지부장 역시 민주노총 주류의 강성으로 분류된다. 두 신임 대표가 임단협이나 주간연속2교대제 등 주요 이슈에서 함께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약으로 밝히고 있어 내년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과 대선 등 ‘메머드급’ 정치이슈도 변수도 작용할 수 있다. 문 위원장은 “노동계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며 “진보 대통합과 내년 총선, 대선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부터 새롭게 출범한 한국지엠 22대 노조도 강성 성향으로, 1999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시절에 활동했던 조직이 새롭게 노조를 맡았다. 민기 지부장 역시 당시 해외매각 반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말리부 1호차 생산 기념행사에 “신차양산 과정에서 사측이 아무런 협의 없이 진행했다”는 이유로 노조가 불참하고 사무직노조와 연대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 출범 이후 사측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기 지부장 측은 ‘지엠과의 불평등 거래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지엠과의 관계 개선을 노조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단체협상 내용 중에서 새롭게 정리해야 할 내용이 많다. 하나하나 되짚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복수노조 시행 이후 지난 8월 금속노조 르노삼성차 지회가 새롭게 설립됐다. 기존 단체협약 및 임금협상을 맡았던 사원대표자위원회 외에 새로 출범한 노조로, 사측 역시 이 노조를 교섭 대상으로 공식인정했다. 향후 임금 및 단체협약 등에서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노조는 제2부산공장 건립 및 노동강도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노사관계마저 악화되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벌써부터 내년 협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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