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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유럽, 신흥국 발목 잡는다”
뉴스종합| 2011-11-11 11:36
그리스를 넘어 이탈리아를 강타한 유로존 위기가 빠른 속도로 신흥국에 전이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의 덫에서 벗어나려던 아시아,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신흥국들이 늙은 대륙(유럽)과의 연관성 때문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유로존 위기 이후 신흥국의 침체는 두드러진다.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인 7%를 돌파한 이후 9일 아시아 증시는 폭락했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도 지난 7월 이후 17% 급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유럽 증시가 13.5%, 미국 S&P500지수가 7.5% 떨어진 것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다. 신흥국의 통화가치도 대폭 절하됐다. 선진국의 자본 이탈이 계속되면서 브라질의 헤알화는 12.2%, 헝가리 포린트화는 14.4%,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트화는 15.5%까지 폭락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를 풀어 환율 안정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제로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이들 정부는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로 인한 수출 경쟁력 향상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금융시장의 충격 역시 컸다. 지난 2009년 이래 신흥국으로 유입된 포트폴리오 자본은 50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지난 8월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HSBC의 스튜어트 걸리버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위기에 처한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회수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신용경색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됐던 아시아 은행들의 자금조달 증가세가 계속 유지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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