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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서 본 안철수 1700억원 주식 기부…연간 배당 10억원 불과
뉴스종합| 2011-11-15 10:13
안철수 교수가 안철수연구소 보유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투자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15일 상한가지만 현재의 가치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배당만으로는 연간 10억원의 수익을 내기 어려워 ′정치적 기부’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더 큰 수익을 위해 매각한다고 해도 블록딜로 사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시장에 내다팔면 주가폭락이 우려된다.

안 교수가 내놓을 재산은 안철수연구소 보유주식 372만주 가운데 절반인 186만주의 14일 가격(8만1400원)기준으로 총 1514억원이다. 15일 상한가(9만3600원)를 적용하면 1741억원이다. 그런데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기 전만해도 3만5000원~4만원 범위에서 움직였다. 즉 이 지분의 가치는 안 교수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함께 두 배 넘게 급등했다. 이 때문에 2달 전만해도 800억원대였을 재산기부가 1700억원대 재산기부로 바뀐 셈이다.


물론 안 교수의 정치적행보만이 주가급등을 이끌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올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액은 663억원으로 작년 연간치인 460억원을 이미 웃돈다. 순이익도 87억원으로 작년 연간 99억원에 육박한다. 이 추세면 120억원도 가능하다. 이 경우 주당순이익(EPS)를 단순계산(순이익÷유통주식수)하면 1392원이 나온다. 주가 9만3600원로 따진 주가수익비율로 67.2배다. 그런데 아무리 성장성이 높더라도 PER이 이 정도면 미래 가치를 지나치게 많이 반영됐다는 데는 주식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여기에 안철수연구소가 내놓은 주요 사업부문의 2015년까지 시장규모 예상을 보면 주가급등은 실적개선 보다는 정치적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게 더욱 뚜렷해진다.

그럼 이번 기부로 얼마나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먼저 배당으로 재원을 마련할 경우다. 올 순이익이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해 주당 배당금도 작년 400원에서 500원으로 늘어난다고 치자. 186만주면 9억3000만원이다. 시가배당률로는 0.6%에 불과하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연리 4%로 치면 200~300억원 정도의 현금을 기부한 것과 비슷하다. 1700억원이란 숫자가 다소 무색해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재단에 기부한 ㈜다스 지분가치는 약 100억원으로 평가되는데, 연간 기대배당수익 745만원이다. 배당수익률로 0.07%다.

다음은 안 교수가 내놓을 주식을 현재가치에 전부 현금화해서 안전자산에 넣는 경우다. 은행예금 기준 약 4%가량의 수익이 가능한데, 금액으로는 68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현금화 과정이 쉽지 않다. 먼저 시장에 내다팔면 주가하락을 피할 수 없다. 다음으로 인수합병(M&A)을 위한 블록딜도 가능하다. 안 교수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잔여지분 186만주(지분률 18.55%)에 대한 의결권행사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번에 기부한 18.55%를 확보하면 사실상 1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7배에 달하는 현주가는 아무리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싼 값은 아니다. ‘안철수’ 없는 안철수연구소의 가치변화도 변수다. 끝으로 단순투자자에 대한 블록딜인데, 이유가 없어보인다. PER은 67배가 넘는데, 시가배당률은 겨우 0.06%에 불과한 투자처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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