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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협상파 “무기명 당론투표”로 지도부 압박...한나라 협상파는 ‘단독 처리’로 民지도부 압박
뉴스종합| 2011-11-16 10:41
민주당 협상파 의원들이 “무기명 당론투표”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와 지도부를 압박했다. 여당의 일방 처리, 그리고 야당의 물리력 저지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경우, 민주당 또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 나온 최후의 카드라는 평가다.

민주당 협상파의 리더격인 김성곤 의원은 16일 의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의사결정은 표결로 해야 한다”며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미FTA 관련 당론 결정 카드를 제시했다. ‘선 비준-후 추가협상’이라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인 협상파 의원들이 당 전체 의원의 절반이 넘는 40여 명에 달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전략이다.

이들 협상파 의원중 10여명은 이날 의총에 앞서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의견을 통일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가 더 토론하자고 하면 토론에 응하겠지만, 토론을 종결하고 (수용 반대로)결정하고자 한다면 투표를 제안할 것”이라며 “상당수 의원들이 마음으로 (협상파를) 지지하고 있고, 진심은 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파 설득을 위한 중재한도 함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비준 발효 석달 후 추가 협상 시작’을 ‘비준 발효 즉히 협상 시작’으로 바꾸도록 하는 조건으로 당 지도부와 강경파들의 명분을 세워주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협상파인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재협상에 대해 행정부 수반이 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전날 이 대통령의 제안을 높게 평가했다. 강 의원은 “다만 협상 목표, 즉 어떤 것을 어떻게 고친다는 내용이 없는 점은 아쉽다”는 말로 이 같은 협상파의 수정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한나라당 내 협상파들도 민주당 의총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 민주당이 거부할 경우 강행 처리를 막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측면에서 압박했다.

물리력을 동원한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5일 째 단식 중인 정태근 의원은 “막힌 정국에 큰 물고를 터준 것”이라며 “이제 민주당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 차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 협상파들이 주축이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의 대변인격인 홍정욱 의원도 “더 이상의 카드가 정부에서 나오기 어렵고, 모든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며 “야당 의원들이 마지막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민주당이 수용 거부로 나올 경우 “(단독 강행 처리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압박했다. 정태근 의원은 “단독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단식은 계속 할 것”이라면서도 “협상파 입장에서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 역시 “현 상황은 표결 처리를 민주당이 강행으로 막는 것”이라며 “합의가 안되면 표결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정호ㆍ손미정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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