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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홀이 민들레홀?
엔터테인먼트| 2011-11-17 10:36
골프장에 신입 캐디로 입사하게 되면 일정 기간 강도 높은 훈련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또한 그 교육이 실전에 활용돼 익숙해지려면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에는 골퍼들의 이해와 배려가 꼭 필요하기도 하다. 신입생으로 근무하는 캐디들은 생소한 단어, 생소한 경험이 너무도 많다. 웃지 못할 실수담도 꽤 많다. 그 실수담은 귀엽고 신선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쪽이 찡하다.

얼마 전 라운드를 함께한 골퍼께서 신입 캐디에 대한 재밌는 얘기라며 해주신 이야기다. 사실 골퍼들의 재밌는 이야기는 90%가 재미가 없다. ‘어디 한 번 들어나 보자’ 하고 들은 신입 캐디의 실수담이다. 그 선배 캐디는 막내 캐디(그 골프장은 신입 캐디를 막내 캐디라고 부르나 보다)와 동반으로 근무를 나갔다고 한다. 2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카트 이동을 하게 돼 막내가 재일교포 손님과 함께 티잉그라운드에서 동반하고 있었는데 막내가 카트에 타고 있던 선배 캐디를 향해 큰소리로 물었다.

“선배님, 이 홀이 민들레홀이에요?”

선배 캐디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한다. 홀별 특징 교육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민들레홀은 또 무슨 엉뚱한 말인가 싶어 라운드 후에 재교육을 다짐하고 곧바로 티잉그라운드로 뛰어올라가 손님께 말씀을 드렸다고 한다.

“이 홀은 벚나무홀입니다. 이 홀은 벚나무가….” 그랬더니 그 재일교포 손님께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이 호루 미드루호루 아닙니까?(이 홀 미들홀 아닙니까?)”라고 재차 묻는 것이었다. 그제야 선배 캐디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박장대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일본식 발음으로 미들홀이라고 한 걸,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은 ‘민들레홀’로 들었던 것이다. 이래저래 좌충우돌하는 막내 캐디 때문에 즐거운 라운드였다고 한다.

어느 회사든 신입생은 힘들다. 그리고 고달프다. 골퍼분들도 조그만 실수는 ‘허허’ 웃어넘어 갈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오늘도 이 녀석이 또 어떤 실수를 할지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너그럽게 웃어야겠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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