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속전속결 처리”…몸푸는 한나라
뉴스종합| 2011-11-18 11:29
의장 직권상정으로 본회의 직행

물리적 충돌 피할 카드로 선택

與 고심끝 ‘최후의 결단’ 표현

협상파 일각선 정공법 주장도


당내 협상파 표결불참 가능성

선진당·미래연대 협력 추진도





한나라당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단독 표결 처리로 방향을 굳힌 가운데, 그 방법과 시점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한ㆍ미 FTA 찬성 여론에 힘입어 외통위를 건너뛰고 본회의장으로

직권상정하는 방법에 보다 힘이 실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절차를 밟아가며 명분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외통위 건너뛰고 본회의 직행할까=한나라당 지도부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협조를 얻어 전격적인 직권상정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야당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물리력을 동원, 저지하는 기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 FTA 비준안이 묶여 있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이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무력 점거된 상황이 직권상정 주장의 명분이다. 회의장을 옮기거나 민노당 당직자를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날치기, 절차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반면, 이를 피해 바로 본회의장에 가면 논란의 싹을 잘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조속한 처리를 당론으로 의결한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속전속결에 방점을 찍었다.

황영철 원내 대변인은 “필요한 시기가 되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라며 “의장도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직권상정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시사했다.

협상파를 중심으로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적법한 표결 처리를 무력으로 가로막는 야당의 반민주적 모습과 국익을 위해 최후의 결단을 내린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키기 위해서는 외통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여당에 짓밟히는 쇼를 해서 국민의 동정심을 받겠다는 것인지, 또 한번 탄핵사태같이 만들어서 반사이익을 따먹겠다는 것인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묻고 싶다”며 “인내에 한계가 있지만, 야당이 속임수와 함정의 정치를 버리고 의회로 돌아오길 또 기다리겠다”고 단독 처리의 역풍을 경계했다. 

▶169-(22+알파)…알파(선진당ㆍ미래연대)는 긍정적=한나라당이 본회의장에서 비준안을 처리하려면 국회의원 295명의 절반인 148명이 참석해야 한다. 한나라당 의석 수는 외견상으로는 단독 처리도 가능한 169석이다.

문제는 “물리적 의사진행에 동참하면 총선에 불참하겠다”고 서약했던 22명. 이들을 뺀 147석 모두가 몸싸움과 단독 표결 처리에 적극 나선다 해도 한 석이 모자르다. 다만 의원총회에서 이들 22명과 그동안 단독 처리를 반대해왔던 협상파 의원 상당수가 표결에는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 희망이다.

협상파로 6일째 단식농성 중인 정태근 의원은 “끝내 표결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의사일정에 참여하고, 참여에 따른 불출마 약속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협상파 및 불출마 서약 22명 의원 상당수가 정 의원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도 한ㆍ미 FTA 표결 처리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시간을 더 이상 허비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며 표결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전 소속 의원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자유선진당 의원총회에서는 표결 처리 참여를 둘러싸고 절반으로 나뉘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최정호 기자 @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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