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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우면산 산사태 재조사 ‘딜레마’
뉴스종합| 2011-11-20 13:56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면산 산사태가 “천재만은 아니다”고 말한데 이어 최근 우면산 산사태 피해주민들이 잇따라 서울시청에서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서자 재조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역풍이 너무 커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천재’라는 결론을 받아들여 재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피해 주민의 반발이 더 커질 것은 물론 시민안전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한 그의 시정 비전에 흠집이 나게 된다.

특히 우면산 산사태에 서울시의 책임이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상황이어서 ‘피해주민의 마음은 상관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말바꾸기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1일 서울방재종합센터를 찾아 “우면산 산사태를 천재지변이라고만 보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내가 근처에 살아서 몇 차례 가봤는데 지난해 분명사고가 크게 있었고 이후 충분히 복구가 될 수 있는 부분도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재조사를 하기도 쉽지 않다. 만약 ‘인재’라는 결론이 나고 피해 주민들이 민사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에는 막대한 액수의 보상금을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당시 폭우로 입은 피해를 ‘1000억원 이상’으로 산정해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인정받았다.

이래 저래 고민스러운 가운데 박시장은 최근 잇따라 전문가들을 만나 우면산 사태 사고 원인을 듣고 있다.

박 시장은 취임식이 열린 16일 오후 집무실에서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장을 맡았던 정형식 전 한양대 교수를 만났다.

정 전 교수는 “산사태의 원인은 집중호우와 배수로 막힘 등에 의한 천재”라는 기존 조사 내용을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어 17일 오후 인재라고 주장한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현재 진행되는 복구공사는 실효성이 없어 중단해야 하며 외국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단을 다시 꾸려 정밀 재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박 시장이 21일에는 산사태 현장을 직접 찾는다. 복구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주민들도 만날 계획이다.

서울시 고위 간부는 “시장이 두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지만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든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wjstjf>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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