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인구 10명 가운데 2명은 65세 이상 고령자인 추세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과거 20년간 몇 번의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젊은시절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노후를 즐기려던 실버 세대들이 생업 전선에서 은퇴하기가 힘들어지는 세태가 반영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노후(golden years)’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로 저축한 돈이 사라지고 빚은 늘어난 탓에 65세를 넘긴 나이에도 일하는 인구가 늘어난 현상을 축약한 것이다.
통계적으로도 뒷받침된다. 노동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1985년 10.8%에서 10년 뒤인 1995년엔 12.1%로 늘었다. 2005년엔 15.1%. 지난해엔 17.4%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일하는 사람 10명 중 2명은 65세 이상인 세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세가 이렇다보니 고용형태에도 변화가 생겼다. 2001년 이전까지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주로 시간제로 일했으나, 요즘은 거의 정규직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65세는 은퇴연령이었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가 은퇴 패턴의 변화에 두가지 영향을 미치는데 상반된 방향으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우선 경기가 침체하면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떨어져 일을 통해 줄어든 자산 가치를 보전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고령자들이 은퇴를 미루게 된다. 또 노동시장이 침체해 노동에 대한 보수는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 고령자의 은퇴 압력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다.
글레이저 교수는 그러나 “최근에는 소득이 있어도 사회보장 연금을 받는데 불리하지 않으며 노동이 옛날보다 힘들지 않기 때문에 과거보다 건강이나 체력이 좋아진 고령 노동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