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대학의 경제학자 대부분은 부자 증세가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되지만 재정 적자 축소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학자 중 절반 이상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행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로 경기 부양 효과를 얻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학의 부스 경영대학원이 최근 개설한 공공 정책 토론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상위 대학의 경제학자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대상 경제학자 중 93%는 현재 35%인 최고 소득세율을 1% 포인트 올리면 앞으로 10년 동안 세수가 늘어난다고 응답했다.
이는 최고 소득세율을 인상하면 부유층의 근로 의욕을 약화하거나 세금 회피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어 세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일부 정치인과 공급학파 경제학자들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하지만, 최고 부유층에 대한 세율 인상이 앞으로 10년 동안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를 대폭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예상한 경제학자는 2%에 불과했고 과반인 68%는 그렇지 않다고 전망했다. 나머지 30%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세수 증가 속도가 재정 지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느리면 부자 증세가 재정 적자 감소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케네스 저드 교수는 “부유층이 생각만큼 많은 돈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세율을 인상하면 부유층이 조세 회피 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대부분은 조세 정책과 관련해 개인이나 법인에 대한 세금 공제를 축소하고 세율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 대상 중 절반을 조금 넘는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장기 채권을 사들이고 단기 채권을 팔아 장기 금리를 낮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내년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데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내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지지자들도 현재의 경기 부양책이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사 대상 경제학자 중 83%는 중국이 환율과 관련해 위안화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스 경영대학원은 경제학자들에게 주요 공공 정책에 관해 여과되지 않은 진솔한 의견을 펼칠 기회를 주려고 정책 토론 웹사이트를 만들었으며 미국 상위 대학의 경제학자 40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1개의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부스 경영대학원은 최근 몇 주 전부터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받았으며 지난 20일부터 질문과 응답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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