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주가 안정 위한 몸부림... 자사주 약발은?
뉴스종합| 2011-11-22 09:52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인한 외부변수에 주가가 출렁이면서 자사주 매입을 동원해 주가 안정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한 규모만 1조7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이 꼭 주가안정의 정답은 아닌 것으로 분석돼 자사주 매입 하나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들의 올 한 해 자사주 매입 규모(18일 기준)는 1조7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055억원 보다 2000억원 가량 늘었다. 각종 외부변수에 노출된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현금을 동원, 자사주를 매입해서라도 주가 안정에 팔을 걷어 부친 기업들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일성신약은 올 들어서만 3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에만 총 114억4467만원을 쏟아 붙겠다고 공시를 냈다. 하지만 정작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 올린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첫번째 자사주 매입기간(1월27일~4월26일) 동안 일성신약의 주가는 오히려 3.6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4.32%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약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2차 자사주 매입(7월8일~10월7일) 당시에는 주가가 무려 20.71% 빠져 종합주가지수 낙폭 19.29% 보다 더 떨어졌다. 3차 자사주 매입에서야 주가가 11.51% 오르는 성적표를 거두고 있으나 처음 자사주 매입 당시 8만4000원을 넘어서던 주가는 현재 7만7500원에 불과하다.

현대증권도 지난 8월 333억8800만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주가는 8.86%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0.79% 올라 애먹은 돈만 쓴 꼴이 됐다. 삼성생명도 지난 7월 공시를 통해 10월까지 총 2844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는 공시를 냈지만 주가는 같은 기간 8.4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낙폭 12.45% 보다는 선방한 성적표지만 자사주 매입은 주가 하락의 방어판 역할에 그쳤다.

반면, 자사주 매입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기업은 한일이화. 한일이화는 지난 2월 59억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낸 후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주가가 무려 85.71% 올랐다. 자사주 매입에다 한ㆍ미 FTA 발효에 따른 수혜 기대감, 주가 저평가 등 호재가 겹치면서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사주 약발이 먹힌 기업은 자사주 매입 기업 전체의 30%가 넘어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이 주가 안정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서 주가가 모두 오르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기업가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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