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설로 미묘한 갈등 관계에 있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22일 서로에게 공개적으로 던진 말이다. 창당 대신 입당을 권유한 홍 대표에게 박 이사장은 ‘12월 창당, 4월 총선 참여’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1월 한선국가전략포럼 조찬 강연회에서다.
홍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예산 국회가 끝나는 시점부터 당 쇄신 작업을 시작하면 한달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쇄신하는데 박 이사장의 말씀 잘 듣고 하겠다. 같이 하십시다”고 언급했다.
홍 대표는 중도 신당을 표방한 박 이사장의 신당이 사실상 보수 세력의 재결집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우리가 좌파입니까. 같이 살림살이 해야죠”라고 이념적 공통성을 강조했다.
한나라당과 차별화된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2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같이 하시죠“라는 제안을 받았다. 입당제의에 대해 박 이사장은 ”고맙습니다. 덕담으로 받죠“라고 밝혀 12월 신당창당을 분명히 했다. 양동출 기자 dcyang@heraldcorp.com |
하지만 박 이사장은 냉담했다. 홍 대표의 강연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따로 만난 박 이사장은 “좋은 덕담으로 받아드리겠다. 고마우신 덕담”이라면서도 “12월 중 (창당) 일정 발표하겠다. 내년 총선애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의 입당 권유를 확실하게 거절한 셈이다.
두 사람의 이런 엇갈린 모습은 행사 내내 계속됐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 가량 늦게 도착한 홍 대표는 박 이사장과 간단한 인사 뒤 바로 다른 행사 참석자들과 인사를 오랜시간 나누고 바로 강단에 올랐고, 박 이사장 역시 행사장을 떠나는 홍 대표를 먼 발치에서 배웅했다. 서로에게 할 말이 많았지만, 단 5분의 독대도 없었던 것이다.
강연 중간 미국에서 1년 동안 함께 공부했던 인연을 서로 강조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정치 현안 앞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택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