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한·중 FTA ‘강공’-日 TPP ‘탄력’ 예고
뉴스종합| 2011-11-23 11:17
중국

한·중 FTA 체결 적극행보

TPP에 맞서는 카드로 활용

美·유럽 수출 증대 기대감


일본

“한국에 밀린다” 위기감 고조

TPP 체결 가속화 전망

관련국과 구체 협의 나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차기 FTA 상대로 꼽히는 중국과의 협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은 한ㆍ중 FTA를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간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전략적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또 TPP 참여를 선언한 일본도 한ㆍ미 FTA를 계기로 체결 협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이 한ㆍ중 FTA를 강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다. 한ㆍ중 FTA 체결 논의의 최대 지연 요소였던 한ㆍ미 FTA 비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국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양국 교역은 1884억달러로, 한ㆍ미 간 교역액 902억달러의 배에 달했다. 한ㆍ중 FTA의 필요성이 고조되면서 그동안 산ㆍ관ㆍ학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우리나라는 농산물과 일부 제조업 분야, 중국은 석유화학과 자동차 부문을 민감성 품목으로 분류해 개방 예외 또는 유예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방한한 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공개석상에서 한ㆍ중 FTA 협상 조속 개시를 희망하는 등 중국은 우리보다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방한 때 4대 경제단체장과의 오찬회동에서 “한ㆍ중 FTA의 협상 조건은 이미 성숙했다”며 “양국 간 FTA는 악화된 외부 환경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FTA를 주요 안건으로 발제했다. 중국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한ㆍ중 FTA가 여러 면에서 이롭기 때문이다. 미국ㆍEU와 FTA를 체결한 한국을 잘만 활용하면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으며, 중국산 농수축산물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한ㆍ중 FTA는 TPP 구상에 맞서는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인접 아시아 국가들을 자국 중심의 경제질서로 끌어들이려던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TPP 판에 일본이 가세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ㆍ중ㆍ일 FTA 실현에서 일본보다 더 가능성이 큰 한국과의 FTA는 중요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외압’에 의한 국내 개혁 추진이라는 일본의 독특한 내부 논의구조를 감안할 때 한ㆍ미 FTA는 일본의 TPP 체결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FTA 체결에서 앞서간 한국 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과의 무역에서 일본을 앞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일본 내의 TPP 추진파가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지난 11일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를 앞두고 TPP 교섭 참가를 공식 선언했다. 노다 총리가 국내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TPP 참가를 강행한 데에는 자칫하면 세계 경제 영토에서 한국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케이신문은 “TPP가 실현되면 실질적으로 일ㆍ미(미ㆍ일) FTA와 동일한 효과를 거두게 된다”면서 “일본 정부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한희라ㆍ천예선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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