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10월들어 중소기업 운전자금 대출 금리를 대체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은행들이 최근 우량 중소기업의 대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 부터 은행 대출 비교 공시가 시행됨에 따라 각 은행들의 금리가 확연히 드러나게 된 점도 대출 인하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비교적 낮은 금리를 받던 은행들은 금리를 소폭 인상해 은행간 중기 대출 금리가 비슷해지는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농협ㆍ수협 등 17개 은행 중 11개 은행이 지난 10월 중기 대출 금리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이 8~10월 중 신규 취급하거나 만기 연장된 중소기업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6.57%를 기록해 7~9월 평균금리였던 연 6.77%보다 0.2% 포인트 내려갔다. 신한은행도 8~10월 평균금리가 연 6.32%를 기록해 7~9월 연 6.38% 보다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8~10월 중기대출 금리가 연 6.55%로 7~9월 연 6.54%와 비슷했다. 연 7%대로 시중은행 보다 대출 금리가 높았던 지방은행들은 대부분 금리를 내렸다. 경남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제주은행 등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으며 지방은행 중에는 부산은행만이 금리가 다소 올라갔다. 농협과 수협도 8~10월 중기대출 금리가 7~9월에 비해 낮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여전히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늘리고 있는 추세에 따라 금리도 다소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전달보다 2조7000억원 늘어난 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17일부터 은행별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공시 시스템이 구축된 것도 금리 인하 추세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대출에도 금리 비교공시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기업의 거래은행 선택권이 강화되고 은행 간 자율경쟁을 통한 금리인하가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일하게 연 5%대 평균금리를 유지하던 SC제일은행은 8~10월 대출금리가 연 6.01%대로 올라갔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중기 대출 금리가 낮았던 하나은행도 7~9월 연 6.17%에서 8~10월 연 6.58%로 높아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우량 기업위주로만 대출하면 금리가 낮아지는 등 대출 대상 기업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며 “단순히 금리를 내리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중소기업들이 실제 혜택을 볼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 / airinsa@heraldcorp.com